최근 들어 친박 계열의 호사가(好事家)들이 점점 떠나는 추세다. 더군다나 그들은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런 현상은 사회의 변혁기가 도래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럼에도 국민은 물론 정치인들도 정부도 그저 주어진 일상생활에 덧없이 매달릴 뿐, 왜라는 질문을 하지 못한다. 그것은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다. 현 대한민국의 실상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화가 치밀대로 치민 자들은 '개판(改板)'이라 표현(表現)하지만, 더 정확히는 실타래가 엉킬 대로 엉켜버린 엉망진창인 상태로 보는 게 맞다.
그래도 사회는 돌아가잖느냐고 생각한다면 그도 오산이다. 돌아가긴 가는데, 군데군데 나사가 빠지고 닳아서 삐거덕삐거덕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도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가는 큰일이 나겠다는 생각이 문뜩 들 때면 위기의식마저 든다.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초기에 내세웠던 '비정상화의 정상화' 그 게 답인데, 그 기능이 멈춰버린 것 같은 느낌은 필자만 갖는 것일까? 이 모든 국가개조의 원동력이 진도 앞바다에서 배가 뒤집어지고 야권이 선거에 참패하면서 일어난 현상에 기인한다.
예를 들자면, 애비에게 인정받지 못한 못난 자식놈이 이판사판 맨날 술이나 처먹고 집에 들어와, 애비.애미 앞에서 살림을 때려 부수고 술주정을 해 대니 집안은 조용할 날이 없고, 드디어 집구석은 엉망진창이 되어 '가화만사성'이 무엇인지 분별력조차 잃어버린 부권 실종의 상태 즉, 아래위를 모르는 그야말로 개판 오 분전의 상태가 된 탓일 것이다. 지금의 나라 꼴이 딱 이러하다. 그렇다면 문제는 술주정을 부리는 못난 자식놈에게만 있을까? 외형상으로는 그렇게 보는 게 맞다. 그게 또 사실이니까.
그런데 우리가 간과해서 안 될 것은 이럴 때 가장의 리더쉽이 발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놈을 죽이든 살리든 더는 문제가 없게 만들고 농사도 짓고 밥도 잠도 편히 먹고 자야 할 게 아닌가? 그런데도 내버려두면 그 끝이 어디겠는가? 못난 놈을 내쫓지 않으려면 무조건 대화를 해서라도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리고 법을 고치고 제도를 재정비하여 삐거덕대는 부분에 수리도 하고 기름도 치고, 전면적으로 개보수를 해야 한다. 그러자면 설득력 있는 강력한 리더쉽이 절대적이다. 한마디로 그 방법을 표현하라면 1970년대 새마을 운동 당시의 사회 분위기 같은 그런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를 좀 더 기법적인 설명을 더 하면, PDCA Cycle을 적용해보면 알 수 있다. 처음 시작하는 일이라면, Plan-->Do-->Check-->Action의 순서를 따라야겠지만, 가동 중인 상태의 변화를 도모한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Check을 먼저하고 PDCA의 순서를 따라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무엇인지를 모르면 만사가 도루묵이다. 문제를 알면 그다음은 추진력과 실행력이 중요한데, 조직이 죽어 있으면 또 말짱 꽝이다. 죽은 조직을 살리려면, 동기부여(Motivation)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 집권 초기에 나타난 문제점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제 맘대로 사직서를 제출해버리고 두문불출, 총리의 전화도 안 받고 뭉개버리는 초 항명적 자유 개판 의지 도발이었다. 그리곤 역시 제 마음 대로 원래 제자리(국회)로 돌아가 버렸다. 그자는 처벌은커녕 지금도 버젓이 국회의원이라는 놀고먹는 초일류 직업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단추가 잘 못 끼워져 개판이 된 것이다. 만일, 북한이라면 그자가 살아 있을까? 살려 놓는 게 잘하는 걸까? 왜 이 문제를 거론하는가 하면, 명령체계에 힘이 실리지 않으니 될 일도 안 된다는 것이다. 대통령 말을 동네 개가 짖는 정도로 아는 내각이 무슨 일을 할 것이며, 그 무슨 사명으로 국가와 민족의 부흥을 위해 일 한단 말인가.
또한, 국민의 눈치와 언론의 눈치를 너무 보는 대통령도 절대로 큰 정치를 펼칠 수 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국민도 언론도 끌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게 진정한 리더쉽이다. 이것은 국회가 알아서 할 일이니 국회가 알아서 하라!고 지켜만 보고 있으면 결국은 누가 힘들어 지겠는가? '삼권분립'이란 말을 '삼역분립'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더구나 대통령에게 국민이 힘을 실어주는 것은 국민의 지지율이다. 그렇다면 그 힘을 발휘하는 것은 대통령의 리더쉽의 역량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박근혜 정부는 역대 가장 존재감이 없는 지리멸렬(支離滅裂)한 내각을 구성하고 있다. 물론 문제는 대통령의 인사정책에 건건이 반대를 일삼아온 야당의 허물이 크다는 걸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걸 차치하고라도 장관들의 힘빠진 조직 장악력, 외교부 장관은 보이지 않고 외교에 치중하는 대통령만 보인다. 그렇다면 내치는 누가 챙기나? 총리와 각 부처 장관이 누군지 그 이름을 다 아는 사람이 있을까? 똑 부러지는 '정책대안' 하나 볼 수 없고, 전체적으로 '태산명동(泰山鳴動)에 서일필(鼠一匹)' 격이다. 이래서는 곤란하지 않은가? 남 탓을 백날천날 해봐야 어차피 야당이 국정을 이끌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정부의 중점 정책에 대한 홍보의 부실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국민의 의식구조(意識構造)도 착각에 빠져있다. 마치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라도 된 듯, 누구 할 것 없이 오만가지를 다 누리려 드니 그게 될 일인가? 오늘 날짜로 유럽은 10년 8개월 전에 쏘아 올린 유럽의 우주탐사선이 드디어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인 '혜성'에 안착했다는 뉴스다. 그 임무는 태양계의 생성기원과 과정을 이해하고 탐구하는데 실로 엄청난 기여를 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는 이제 장난감 같은 전투기를 겨우 만드는 지경이다. 물론 부품의 국산화는 택도없는 일이지만, 첨예한 과학 경쟁시대에 투자할 곳이 참으로 많을 텐데, 공짜 급식 논란으로 정치권을 비롯해 정부가 책임공방을 하고 있는 꼴을 보자니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지원하고 밀어주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 그것도 신이 나야 할 것이 아닌가? 이제 다 떠나가네...
매사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답습하는 대한민국의 시스템, 졸열한 시스템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