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뱀들이 세종시에 출몰한다고 야단법석이지만, 고양이처럼 뱀들은 터에 얽매이는 옹고집 습성이 있다. 새로 건설된 세종시 구역에 살아오던 뱀들이 집을 잃고 헤매며 허둥대는 삶의 터에 대한 집착현상이 세종시에 뱀들이 빈번하게 출몰하는 이유다.
‘70년 대 중반 청계산 기슭 암벽을 뚫어 만든 한국 최고의 요새며, 한반도 전쟁발발 시 한미연합사의 최고지휘부인 탱고벙커(Tango, Theater Air, Naval, Ground Operation Command Post)가 완공되었을 때도, 여름이면 여기 저기 구석구석 뱀들이 똬리를 틀고 있어서 골치였다. 신축 아파트 단지나 신축 학교에도 뱀들은 자주 출몰하며, 옛날 초가집에 살던 구렁이도 그들의 삶터를 지키며 붙박이로 수십 년 씩 살았다. 이렇게 뱀들은 살던 서식지 터에 목숨을 건 집착력을 가진다.
또한 뱀들은 일상적으로 다니던 뱀길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휘돌아 가거나 진로를 바꾸지 않고, 똬리를 틀고 며칠씩이라도 버티는 옹고집을 부린다. 뱀이 많은 산 중턱에 바다에서 고기를 잡다 버린 폐어망을 밑단을 보완하여 수백미터 둘러치면, 지나려던 산의 뱀들이 진로방해 장애물인 그물 밑에 똬리를 틀고 무한정 기다린다. 땅꾼들은 하루에 한 번 집게를 가지고, 그물 밑에 똬리를 틀고 고집을 부리는 뱀들을 자루에 집어넣어 하루에도 수 백 마리씩 뱀을 잡을 수 있었다. 이런 뱀의 옹고집으로 인하여 그 흔하던 전국의 뱀들은 지금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목숨을 건 뱀들의 옹고집.....
지금 한국정치도 뱀들처럼 터와 관행에 대한 집착을 못 버리고, 한 번 정해진 당정책이나 정치 이슈에 장애물이나 반대가 나타나면, 휘돌아가고, 넘어가고, 피해가는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무한정 똬리를 틀고 죽기 살기 옹고집으로 버틴다. 또한 아무리 자기당의 정책과 철학이 싫고 반대라도 튀어 나오지도 못하고 터고집과 향고집으로 결사투쟁과 피 터지는 싸움만 한다.
현재의 한국정치에 나타난 옹고집과 뱀들의 옹고집이 무엇이 다른가? 하찮은 삶의 터와 진로방향에 대한 옹고집으로 목숨까지 버리는 뱀들과 무엇이 다른가? 뱀들이 옹고집을 부리면서 멸종되어 가듯이, 한국정치인들도 옹고집의 치명적인 악습을 못버리고 죽기 살기로 똬리를 틀고 버티면 멸종되어 가지 않겠는가?
한국의 정치가 살고, 국민이 살고, 국가가 살아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뱀들이 멸종을 자초한 옹고집을 버리고, 유연성 있고 순발력 있게 조금은 멀게 장애물을 돌아가고, 뛰어 넘고, 온 길을 되돌아가기도 해야 한다. 박근혜정부와 여야당도 세월호특별법이란 장애물 밑에 각자 똬리를 틀고 버티는 옹고집부리다 잡혀가는 뱀들이 되지 말고, 함께 만나 머리를 맞대고,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유연성 있게 해결점을 찾아 앞으로 나가야 한다. 정부와 여야당이 모두 뱀들처럼 옹고집만 피우다가 잡혀 죽어 멸종되는 우를 범하는 한국의 정치가 된다면 당신들은 국민들과 국가를 망하게 하는 반역들이며 하찮은 세종시 뱀만도 못한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