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낙산 (仁者樂山)
지자낙수 (知者樂水)
산으로 강으로 유유자적하며 살아가자.
세상사 모두 잊어버리고 그렇게 살고 싶다.
그러나 시절이 그러하니, 가는 곳마다 모든 소식 다 들어온다.
"피하지 못하면 즐겨라" 이런 말이 생각난다.
세상사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어딜 가나 부딪치는 일이라면 그렇게 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화가 나는 뉴스가 귀에 들어온다.
낮이 찡그려지는 사진들이 눈에 보인다.
그러니 그것을 어찌 피하겠는가?
귀를 막고 눈을 감으려 해도 그리되지 않는 것은 우리가 그 속에 섞여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그것이 우리의 삶이기 때문에 결코 피해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미가 자식을, 아비가 자식을, 자식이 아비 어미를,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죽이는 세상이다. 사람이 사람을 짐승 취급하는 세상이다. 점점 더 심해 가는 이런 사악한 세상 바꿔야 하는 사명감이 우리들에게 없는 것이 문제다.
사람이 사람답지 못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람에게 욕심과 교만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욕심과 교만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생각을 흐리게 하고, 마음을 병들게 한다. 사악한 심성에서 나오는 독소가 사회를 이지경으로 병들게 만들고 있다.
이것을 고치는 길이 정치에서 시작되어야 하는데, 정치가 바로 서지 못하고 있으니 어찌하겠는가?
온통 매스컴에는 정치 이야기인데, 정치가 진실하지 못하니 그들의 말과 행동이 믿어지지 않는다. 이번에는 진심이겠지, 이번만은 진실이겠지, 하다가 또 실망하는 것이 정치판이다. 정치판이 이러니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배우겠는가?
총선을 앞두고 여당은 여당대로 권모와 술수가 난무하여 도무지 진실성을 찾아 볼 수가 없고, 야당은 야당대로 이합집산을 반복하며 자신들의 입지만 고르려고 한다. 서로를 음해하고 상대를 죽이고 나만 살기 위해 온통 혼탁한 짓으로 물 들인다. 정치판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는커녕 실망만 준다. 나쁜 것들만 놓고 고르라고 하니 그중에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만 죽을 지경이다.
사람이 언제나 좋은 것을 선택할 기회가 올까?
요산요수(樂山樂水), 산을 보고 물을 보며 위로라도 받으러 잠시 '기차 여행'이라도 떠나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