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이어 두 차례 계속된 국가기록원의 2007년 정상회담 회의록 원론 예비 열람에서 회의록을 찾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도대체 못 찾는 것인지, 아예 없는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예단할 수 없으나, 최첨단 DB를 구축해 놓은 국가기록원의 서고분류 방식에 있어서 이런 중요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2008년 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봉하마을로 중요한 문서들은 다 싸들고 갔다는 것은 이미 당시에 밝혀진 일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당시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이것이 논란이 되자, 나중에는 탑차에 철지난 신문지와 쓰레기만 가득 실어서 청와대 앞에 버리고 가는 한심한 짓도 한 것이 소위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노무현이다.
● 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로 이 문서를 가지고 갔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만약 정말로 그렇다면 이는 중차대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문제는 왜 가져갔느냐는 것이다. 자신의 임기 말에 무리하게 추진한 10.4선언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왜 이런 자랑스러운 사업을 숨겨야만 했을까?
남북이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남북의 경제 공동발전을 추진하고, 아울러 통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자고 했던 10.4 선언이 도출되는 과정까지 자신이 벌였던 남북정상회담이 이렇게까지 공개할 수 없을 정도로 뭔가 꺼림칙한 것이 있지 않고서야, 왜 그 문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국가기록원에 없으면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여, 대통령의 인사실패와 글로벌 바바리맨 윤창중의 [팬티쑈 in 아메리카] 때문에 가뜩이나 국민들이 잔뜩 짜증이 나 있는데, 그 다음엔 NLL 문제 하나 가지고 두 달 가까이 끌어오고 있다. 이 문제 때문에 민생과 경제는 쇠퇴하고 있고, 연일 과거 가지고 싸우면서 막말정치까지 벌어진 상태다.
이 정상회담 회의록 하나로 모든 논쟁이 종식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지난 1년 동안 지속되어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의혹에 대해 국민들은 분명한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 이를 증명해 줄 그 회의록이 없다는 것이다. 도대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정일 앞에서 무슨 말을 했길래, 이 회의록을 남기지 않았을까?
● NLL 포기 발언 보다 더 심각한 발언을 했던 것은 아닐까? 포기는 아니더라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에 대해 뭔가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려고 시도했던 것 만큼은 분명하고, 야당도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순진한 것인지 교활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평화수역 운운하면서 우리 바다에 적들이 버젓이 돌아다는 것을 허용하려 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심지어 며칠 전 민주당 의원이 유출한 한 지도에 의하면, 강화도 인근의 바다 속을 긁어내어 수심을 학보하는 27억달러 수준의 사업을 추진하려고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이것이 실현되었으면, 자칫 북한의 잠수함이 한강을 거슬로 수도 서울의 한 가운데를 자유스럽게 유영(遊泳)하고 다녔을지도 모른다.
● 게다가 이명박 정권 들어서 북한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감행한 것을 보면, 북한의 NLL의 무력화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분명 김정일 앞에서 뭔가 중대한 발언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대선에서 이 문제가 나왔을 때, 당시 문재인을 비롯하여 이재정 당시 통일부장관 등의 필요이상의 액션을 보더라도 의심스러운 구석이 한 둘이 아니다.
하여튼 간에, 국가의 가장 중요한 문서가 제대로 남아있지 않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며, 폐기(廢棄)든 망실(亡失)이든 간에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이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이렇게 참담하고 기가 막힌 일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신속히 이 문서를 찾는 것만이 NLL에 관련된 비이상적인 정국이 하루빨리 종식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정치권은 물론 정부가 나서서 이 문건의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