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글 [국정원 직원 자살 미스터리의 실체적 접근]을 쓸 때만 해도 필자는 이분의 유서 내용 중 “외부에 대한 파장보다 국정원의 위상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혹시나 대테러, 대북 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킨 지원했던 자료를 삭제하였습니다.” 이 부분을 자신의 잘못을 덮기위해서인줄 알았어나 다시 생각을 해보니....
자살한 그분은 자신의 한 몸을 불살라 국가기밀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죽음을 택했다고 본다. 즉 그분은 신임 국정원장이 국회에 나가서 덜컥 기밀자료를 공개하겠다는 말을 듣고 “아! 이래서는 안 된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국가기밀은 지켜져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삭제를 감행했다는 것으로 결론지어진다. 그리고 삭제의 책임을 지고 목숨을 던졌다는 말이다.
이로써 세간에서 말하는 잘못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자살을 하였는가? 라는 부분의 의문은 풀렸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뒷받침 할 말이 바로 다음이다. “정말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습니다.” 이 부분도 누군가가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렇다면 누가 물었을까? 아마도 국정원장이 그렇게 물었을 것이다. 그는 즉답 대신에 죽음을 택하였고, 죽음의 이유 역시 국정원 기밀자료를 지켜내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점은 곳곳에 있다.
첫째 : “지나친 업무에 대한 욕심이 오늘의 사태를 일으킨 듯합니다” 이 부분이다. 자신이 국정원의 기밀을 지키겠다는 생각이 지나친 업무에 대한 욕심이라는 말인가?
둘째: “저의 부족한 판단이 저지른 실수였습니다” 이 부분이다. 저의 부족한 판단? 어떤 판단일까? 아마도 자살하기 몇 일전에 이미 삭제를 하였고, 그 사실이 국정원장에게까지 보고가 되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저의 행위는 우려하실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고 한 말 역시 그 행위라는 것이 내국인 도청이 아니고 자료의 삭제를 의미하는 뜻이 아닐까?
셋째: “저와 같이 일했던 동료들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앞으로 저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잘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정원 직원이 본연의 업무에 수행함에 있어 한 치의 주저함이나 회피함이 없도록 조직을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부분도 사실상의 뜻은 국정원 기밀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한 국정원장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발언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다.
여하튼, 그 분의 자살을 내국인 사찰이라는 시각이 아닌 다른 시각 즉, 국정원의 기밀은 결단코 외부에 공개하면 안 된다는 시각으로 본다면 많은 의문이 풀어질 수도 있다고 보여진다.
끝으로, 필자는 사람의 목숨은 귀하디 귀한 것이고, 오죽하면 이 귀한 것을 스스로 버리겠는가라는 측면으로 보고 싶다.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정쟁으로 삼는 짓은 하지 않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