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의 지지자였던 내가 아쉽게 생각하는 사안이 친중반일(親中反日) 노선을 지향했다는 점이다. 본의 아니 게 일본 태생이다보니 좌익으로부터 친일파니 어쩌니 악담을 들었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일 국교정상화를 반대하다 옥고를 치룬 분이다. 친일파라는 손가락질이 악날한 선동인 이유다.
문제는 광우뻥 난동이라는 트라우마가 있어서인지 중국에게 대했던 친절함을 일본에게 보여주지 못했고,임기말에는 '가까고도 먼 나라'라는 말을 답습하고 말았다. 물론 지금도 독도 방문은 잘한 일이라고 본다. 다만 그들의 감정적인 대응에 좀 더 유화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중국의 위상이 하루가 다른 게 사실이나 '썩어도 준치'라고 일본 또한 세계 5대 강국인 걸 감안하면 역사와 정치,경제 분야는 별도로 대응했어야 했다. 헌데 박근혜 정부는 한술 더 떠 2년이 되가도록 일본과의 단독 정상회담을 미루고 있다. 개탄할 노릇이다.
그 많던 일본인 관광객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고 무질서한 왕서방이 이 나라를 점령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자며 제주도에 무비자 혜택까지 줬으나 그들은 중국 여행사를 통해 그들의 국적기를 타고 조선족 가이드가 안내하는 호텔에서 숙박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오죽했으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말까지 나왔겠나.
외국인 관광객은 여러 나라에서 방문하는 게 바람직한데 중국인만 압도적이라는 건 문제가 있다. 냉각된 한일 관계를 회복하지 않고서는 일본인 관광객 수는 더 감소할 것이다. 중국식 약자(略字)가 대한민국을 도배하기 전에 양대 축인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예속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팔을 걷어 부쳐라! 감정 싸움이 밥 먹여주나!
일본과의 역사,영토 문제는 하루 아침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허나 안보와 경제 분야는 타협이 가능하다. 정치적 화해와 교류가 그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베 총리를 만나야 한다. 중국이 일본과 전쟁이라도 할 것처럼 날뛰더니 결국 정상회담을 2년 반만에 개최하질 않았나.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는 건 상식이다.
전국시대를 마감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진 나라의 범수(范睡)가 편 '원교근공(遠交近攻)'정책을 2천여 년이 지난 현재도 중국은 활용하고 있다. '먼 이웃은 사귀고 가까운 이웃은 공략한다'는 이 원리를 시진핑 이하 중국 지도부는 각인하고 있다. 우방(한국)의 적(일본)을 내 이웃으로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 재개된 중일 정상회담인 셈이다.
시국이 이러한데 국내 언론은 중일 회담을 보도하며 "시진핑이 아베에게 냉랭했다"며 희희낙낙하고 있다. 중립(中立)을 목숨처럼 여겨야 할 언론조차 나사가 빠졌다는 증거다. 첩첩산중(疊疊山中)이다.
<휘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