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가 증인채택 문제를 두고 파행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지난 31일 전격적으로 장외투쟁'을 선언했다. “더는 참을수 없다”며 서울 시청 앞 광장에 국민운동본부를 설치하고 천막 당사를 거점으로 장외투쟁을 선언한 것은 대 정부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일이다.
겉으로는 원,내외 병행투쟁을 천명했지만 원내투쟁은 장외투쟁에 대한 비판을 다소나마 희석시키려는 것일뿐 장외투쟁에 모든 당력을 결집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는 같은 장소에서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촉구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시민단체 촛불집회에 합류한 것만 보더라도 알수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1대 1 회담’‘을 제안한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발언 역시 의미가 예사롭지 않다. 박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거부할 경우 “우리는 우리대로 더 뜻을 모아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시위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는데 이런 정도면 면담 제의라기 보다는 차라리 협박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만나자고 할때 곱게 만나는게 신상에 이로울 것이다”거나 “좋게 말할 때 알아서 기어라” 뭐 대충 이런 뜻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이게 바로 문제라는 것이다. 제1야당의 당 대표가 여,야간 극한 대치 국면을 해소하기 위해 대통령과 1:1회담을 제안하면서 이런 정도의 말뽄새라면 만나는게 오히려 이상하게 보일것 아닌가 말이다. 더군다나 만나자고 한마디 던져놓고 제 할 말만 미리 다해버린 꼴이니 면담 제의를 받아들이려고 해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전격적인 장외투쟁 선언은 그동안 노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포기 논란으로 위기에 몰린 민주당이 국면전환을 위해 마지막 카드를 던진 것이다. 성동격서(聲東擊西)라고 하던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NLL 포기논란을 잠재우고 당내 친노, 비노간 갈등을 봉합하면서 NLL관련 발언으로 수세에 몰린 정국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궁여지책인 셈이다...
오죽이나 길이 없었으면 장외투쟁을 택했을까만은 이제는 그런 것좀 제발 안했으면 좋겠다. 여,야간 합의로 국정조사 특위가 구성되었다면 죽이 되던,밥이 되던 국회 내에서 처리할 일을 협상이 안된다고 해서 판을 깨고 길거리에서 촛불집회니 문화제니 하는 것들 말이다. 장소 역시도 마찬가지다. 왜 하필이면 시청 앞 서울광장이냐는 것이다. 서울 시민들이 봉인가? 제멋대로 그곳에 천막을 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