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도자가 되기 위해 대학진학을 하다
이재오는 해방둥이이다. 그의 고향은 일월산 자락에 있는 경북 영양군 하고도 석보면 답곡리이다. 그곳에는 400년된 만지송이 있고 두들마을이라 불린다. 보통 어릴 때만 시골에서 크다가 다들 지방중심도시나, 큰 도시로 나가는게 보통인데, 이재오는 여기서 20살이 될 때까지 살았다.
그의 집은 가난했다. 어린 소작농으로 청소년 때부터 농사를 짓고 살았다. 농사는 먹고살기 위해 짓는 것이지 부자가 되는 일은 아니었다.
이재오는 어릴 때부터 좀 별났다. 고등학교시절 당시 도내에서 주최하는 각종 웅변대회의 상을 전부 휩쓸 정도로 '명연설가'로 통했다. 게다가 면,군,도 단위로 농촌운동모임인 4H의 클럽을 조직해 활동하며 경북지역 4H연합회 부회장까지 경험했다. 그의 리더십은 아마 이때부터 몸에 베인 것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군(郡)에서 관리하는 농사일을 했었다.
그러던 중 그는 “내가 너무 아는 것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단다. 대학을 가서 '농촌지도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상경을 계획하게 된다. 그러나 대학진학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루 먹고, 하루 사는 가난한 농부의 집에서 '대학'은 꿈도 못꾸는 일이고, 유학이란 것은 더더욱 그랬다. 게다가 첫째, 둘째 형도 농사짓고 있는데 셋째가 느닷없이 대학을 가겠다는 것은 당치도 않은 일이었다.
이재오는 승부수를 띄었다. 대입시험을 쳐서 수석합격을 하면 대학에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아마 그런 각오에 아버지도 승낙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때부터 이재오는 공부에 열중했다. 4개월 동안 틀어박혀 밖에도 안 나왔단다. 때려죽여도 수석합격을 해서 대학을 가야했기에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이재오는 책을 걸레가 될 때까지 달달 외었다고 한다. 수학, 영어책까지 모두 외워버렸다고 한다. 결국 이재오는 1963년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중앙대학교 농경제학과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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