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의 정치역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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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신한국당에서 초선 국회의원이 되었지만 물론 의원생활이 그리 순탄치마는 않았다. 신한국당 입당으로 재야에서는 변절자로 낙인이 찍혔고, 당내에서는 그를 재야 운동권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물론 그들 나름대로는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로서는 수궁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을 지지해주고,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준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그는 자연스럽게 국회의원의 책무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에게는 두 가지 사명감이 있었는데 하나는 자기를 뽑아준 지역을 대표해서 지역을 발전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의 대표로서 국가의 발전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 두 가지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것만이 그의 정치적 신념을 실천하는 유일한 길이었다고 그는 「함박웃음」에서 적고 있다.
그는 국회에서 하는 모든 일을 소중히 여겼다. 각종 회의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으며, 다른 국회의원보다 일찍 준비하고 가장 늦게까지 본회의장에 앉아 있었다. 당에서는 여전히 그가 자신들의 편인지를 저울질할 뿐 그를 전폭적으로 신뢰하지는 않았다. 사실 그 자신도 그런 관점에 대해 신경이 쓰여 웬만해서는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중앙정치에 대한 적응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다음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