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천리(一瀉千里)라더니 조금도 망설이거나 거침이 없다.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5개항에 합의를 하자마자 기다렸다는듯 보따리를 풀기에 여념이 없다. 통일부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등 인도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23일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갖자고 북측에 제안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추석을 전후한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한지 하룻만에 거침없는 진격의 나발을 불어 내장을 훤히 보여준 셈이다. 비록 정상화에 합의를 했다고는 하나 합의한 내용대로 이행할지 또다시 깽판을 부려 일순간에 말짱 도루묵이 될지 알지도 못하고 어떠한 안전장치나 보장책도 없으면서 말이다.
한,두번도 아니고 번번히 쥐어 터지고 사과 한마디 받아내지 못하면서도 먼저 손을 잡지 못해 안달을 하는 이런 개같은 경우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복창이 터질 일이다. 전 세계가 불량국가로 낙인 찍은 북한을 유독 대한민국만이 신뢰의 대상으로 여긴다는 발상 자체가 놀랍고 괴이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솔직히 개성공단은 북한으로서는 꽃놀이 패가 아닐수 없다. 가끔 한번씩 생트집을잡고 공단가동을 중단시켜도 갑의 위치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차피 통사정은 남측의 몫이고 북한은 남북회담에 응하는 것만으로도 북핵과 관련 미국,중국의 압박을 다소나마 완화시킬수 있으며 시간을 벌면서 달러까지 챙길수 있으니 개성공단이야말로 보물과 같은 존재나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시간을 질질 끌다 못이기는 척 합의서에 싸인만 해주었을 뿐인데도 금강산관광, 이산가족상봉, 남북경제협력, 인도적 지원등 입 쳐닫고 있어도 외화벌이가 되는 사업들을 줄줄이 알아서 챙겨주고. 거기에다 전력에 용수까지 덤으로 바치겠다고 호들갑을 떨어대니 북측에서 오히려 당황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울 정도다..
이런 와중에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전제 조건이라는 북핵은 사라지고 천안함폭침, 연평도 도발등에 대한 재발방지나 사과에 관련해서는 언급조차 하지도 못한 이번 합의를 두고 “박 대통령의 원칙과 신뢰프로세스가 먹힌 결과”라거나 “국민들이 대통령과 정부를 믿고 기다려준 덕에 문제를 해결할수 있었다”고 자화자찬을 하기 바쁘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
이제 앞으로는 그놈의 원칙도 팔지말고 대국민 약속도 하지 말고 시도,때도 없이 국민 그만 팔았으면 좋겠다. 언제 국민들이 그렇게 합의를 하라고 했나? 개성공단만 정상화되면 북핵도 상관없고 도발등에 관한 재발방지 약속과 사과가 없어도 좋다고 했는지... 나 역시 금시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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