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열며 “신뢰프로세스” 첫발 떼다. 큼지막한 글자로 1면 헤드라인을 장식한 15일자 조선일보 기사다. 14일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5개항에 합의한 것을 두고 마치 평화협정이라도 체결되어 일순간에 남북 긴장관계가 해소라도 된듯이 온통 요란법석이다.
지켜질지 안지켜질지도 모를 합의서 한장 달랑 받아들고 감격에 겨운 나머지. 벌써부터 해외시업 유치, 제2의 개성공단 건설, DMZ(비무장지대)평화공원 조성, 남북 녹색혁명’(Green Detente)에 이르기 까지 그림그리기에 바쁘다. 하나같이 엄청 돈을 쏟아부어야 할 사업인데도 말이다.
이것도 양이 안차는지 내친 김에 한발짝 더 나간다.. 금강산 관광재개, 남북 이산가족 상봉등도 조만간 협의 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놈의 냄비근성 오늘도 변함이 없다. 대체 무슨 돈이 그렇게 많아서 호기를 부리는 것인지 궁굼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벌이는 일마다 일방적으로 북에 돈을 퍼질러야 할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마구 내지르겠다는 것 아닌가?.
우리 대한민국이 그럴만한 능력이 되는지도 의문이지만 그렇게라도 하면 없던 신뢰가 쌓인다는 것인지 그것도 궁굼할 뿐이다. 5개항의 합의 내용만 해도 그렇다. 남북협상에서 무조건 선결조건이 되어야 할 천안함폭침, 연평도 포격에 관한 사과나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기는 커녕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합의문 5개항 어디에도 북한의 책임이나 재발방지 약속등을 포함시키지 못한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져버린 졸속협상이라는 비난을 면할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어느 얼빠진 정부 관계자는 “남과 북이 주어로 되있지만 사실상 북측이 위반할수 있는 사항들만 열거,명시했다는 점에서 북측이 책임을 인정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고 하니포복절도 할 일이고, 가관이 따로 없을 일이다. 이 정도면 자아도취(自我陶醉)가 아니라 북측 대변인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저러나 앞으로가 큰일이다. 철석같이 약속한 수많은 공약 중 아직 하나도 이행한 것 없이 슬금슬금 뒤로 밀기만 하면서 복지예산 몇푼 마련하려고 서민의 깃털을 살짝 뽑으려던 궁색한 처지에 무슨 재주로 저런 하나마나하고 씨잘데기 없는 어마어마한 사업에 돈을 쳐바르겠다는 것인지 걱정이다. 달러 찍어내듯 마구 찍어낼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