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알맹이가 전혀 없다.(나는 아직 정상회담 합의문 전문을 보지 않았다)
내 눈에 띄는 문구는 제목과 같이 “노력한다”뿐이었다. 노력한다? 외교적 언어로써는 대단히 부정적인 의미가 짙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은 (남북한이) 화해와 협력을 실현, 궁극적으로 자주적 평화 실현(할 것)을 지지한다" 자주적평화? 이건 북한식 말투다. 즉 공산당식 언어라는 뜻이다. 자주적? 외세의 도움 없이 남북한이 알아서 하라는 말이다. 어떻게? 지난 60년 동안 처럼 천날만날 도발, 냉담, 대화, 지원, 도발 이런 악순환을 되풀이하라는 말인가?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바로 '한반도 비핵화'에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는 문구다.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의 비핵화이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 그리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 기껏 이 소리를 듣고자 중국에 갔나? 더더구나 항상 듣던 말이 아니던가?
중국에 가기 전 우리가 어떤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었는지 되돌아보면, 마치 중국이 북한정권을 무너트리고 남한에게 북한을 송두리째 준다고 말하지 않았나? 최소한 중국이 북한이 숨도 못 쉴 정도로 군사적으로나 특히 경제적으로 심하게 압박 할 줄 알았지 아니했던가?
그러나 중국에서 나온 말은 위의 “한반도 평화와 안정 그리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과 "한반도 비핵화ㆍ6자회담 재개 노력"…"안보리결의·9.19성명 이행돼야" 이것 뿐이다.
한반도 비핵화가 한중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 중국의 입장으로 보면 당연한 것이다. 한반도에 핵무기가 늘어나는 것을 중국이 반기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집 강아지만 모르면 몰라도, 옆집 초등학생도 익히 알고 있는 사항이다.
맹탕머리는 그래도 시진핑 주석이 '한반도신뢰프로세스' 환영 했고,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지지했다고 위안을 삼는 모양인데.... 환영하고, 지지한 것과 실질적으로 북한의 변화에 중국의 입김을 조금이라도 불어 넣는 것 하고는 전혀 다르다.
기껏 6자회담 복귀? “유엔 안보리 결의 및 9.19 공동성명을 포함한 국제의무와 약속이 성실히 이행돼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성실히 이행하는 것 우리가 안 했나? 북한이 하지 않은 것을 한중 정상회담에서 인식을 같이하면 뭐하나? 언제는 인식을 달리했나?
"한국 측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밝히기만 하면 뭐하는데? 북한 저 놈들이 촉구를 한다고 들을 놈들인가? 그리고 촉구를 어디 한 두 번 했나? 무려 20년 동안 촉구만하다가 허송세월을 보냈으면 이제라도 정신차려서 압박의 강도를 더 세게 하던지, 아예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압록강 다리를 폐쇄하던지 무엇인가 손에 잡히는, 눈에 보이는 합의를 도출해야 될 것이 아니었던가?
진짜 신경질 나는 것은 “박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대북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시 주석에게 설명했으며 중국 측은 박 대통령이 주창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상을 환영하고 남북관계 개선 및 긴장완화를 위해 한국 측이 기울여온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말이다. 높이 평가? 잘 한다 !!!! 대국이 소국에게 높이 평가한다고 하니 기분이 째지는가?
높이 평가도 그렇다. 다른 보도를 보면 “적극 평가하고 원칙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한다. 높이 평가가 적극 평가로 바뀌었고, 화끈한 지지가 아닌 원칙적으로 지지한단다. 이런 모욕이 어디있나? 원칙적으로 지지한다는 의미는 마지못해 해주는 말임을 진정으로 모르는가?
결국 박근혜는 취임 후 미국과 중국에 가서 한 일이라고는 국내에서는 전혀 먹혀 들어가지 않는 한반도신뢰프로세스라는 설익은 정책을 오바마와 시진핑에게 구차하게 설명하고 원칙적 지지만 받은 것뿐이다.
최소한.....
중국으로부터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시키겠다.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북으로 가는 송유관의 밸브를 잠그고, 식량지원용 차량의 통행을 금지시키겠다” 이 정도는 받아내야 되는 것이다.
지긋지긋한 한반도신뢰프로세스. 그놈의 신뢰를 붙들고 5년 내내 씨름만 하다가 임기가 끝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