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온도 영하 20도의 맹추위에도 시민들은 촛불을 밝힌다.
지난 12차 촛불집회는 매서운 추위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밝혔다. 촛불집회에 빠지지 않고 나가기로 마음먹고 12차까지 참여하며 나름대로 내가 해야 할 일을 조금이라도 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모레로 다가온 13차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나는 무언가 빚을 지는 마음이 든다. 외국에 다녀와야 하는 나는 잠시 국내의 사정을 직접 접할 수 없는 입장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기회가 우리들의 촛불에서 느껴진다.
눈 가리우고 귀 막고 입만 열고 살았던 암울했던 시절이 분명 우리에겐 있었다. 민주주의를 외치며 피 흘리며 싸워온 민중들은 색깔을 뒤집어쓰고 사회에서 배척되며 불이익을 감당하는 삶을 살아야 했다.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않고 싸워 결국은 대한민국에 민주주의를 쟁취했다.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떨까?
동시대를 살아오며 목구멍이 포도청이었던 나는 큰 빚을 지고 있는 마음이다.
아마도 이 빚진 마음을 닦아 내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지금 정의를 세우는 일에 이렇게라도 참여하여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낭랑녀의 목소리가 광화문 광장에 울려 퍼진다.
나는 그 목소리를 가슴속 깊이새겨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