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근로자 철수결정에 대해서 칭찬이 자자하다. 이 시점에 누군가가 나서서 ‘대화’라는 단어를 꺼집어내는 순간 그 사람은 ‘종북좌파’가 되어버린다. 살아남으려면(?) 일단은 박수를 쳐야한다. (분위기가 그렇다는 말이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북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단호하고 당연한 조치“라고 말들을 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일단은 전제를 말하고 글을 시작한다.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
우리의 책임은 전혀 없는 것일까? 특히 이런 식으로(사실상의 개성공단 폐쇄)가면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나? 더 크게 한반도 통일은? 북한 핵은?....... 우리의 책임은 대화든, 협상이든, 처벌이든 모든 향후 프로세스를 걷어 차버렸다는 것이다.
잘 생각해보라! 상대와 다툼을 하다가 등을 돌려버리는 것은 아주 쉽다. 나쁘게 보면 피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 집을 호시탐탐 노리는 도적놈을 잡아야 되나? 아니면 “너 하고는 대화 안 한다”고 하면서 피해야 되나?
또 이것(개성공단) 피한다고 더 큰 다른 문제가 해결이 되나? 근본이 도적놈의 심보를 가진 북한 김정은이가 이 건으로(전원철수) 정신이 번쩍 들어 고모뻘인 박근혜에게 잘못했다고 싹싹 빌겠는가? 아니면 진짜 쪽팔리게 미국이나 중국에게 나이 어린 놈 혼내주라고 고자질을 할 것인가?
어른이 할 짓이 아니다. 물론 언제까지 어르고 달래라는 말도 아니다. 단호함이란 파국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면전에 불러놓고 매가 아닌 덕으로 김정은이가 스스로 뉘우치도록 만드는 것이다. 왜 몇 수 앞을 못 보는가? 왜 개성공단에 매몰되어 북한 전체를 바라보지 못하는가? 이제 북한은 우리 민족이 아닌가? 영영 이별하려고 작정을 했나?
위에 필자가 전제를 분명히 했다.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북한은 전시상태 선포 등 일련의 도발적 조치로 남북관계에 극도의 긴장을 조성했다. 개성공단 잔류 근로자에 대한 식자재와 의약품 공급마저 막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우리가 먼저 대화제의를 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북한은 보란 듯이 거부했다. 그러자 더 이상 북한에 밀릴 수 없다는 결심을 굳힌 것이 아닌가.
솔직히 말해봐라. 북한이 거부할 줄 뻔히 알면서 북한에 본때를 보여줄 요량으로 최후통첩성 대화를 제의했던 것이 아니었나? 만약 진심으로 대화할 생각이 있었다면 독수리훈련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대화를 제안하거나 적어도 그때까지 말미를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며칠 늦춘다고 잔류 근로자들의 신변이나 건강이 당장 위협받을 정도는 아니었고, 정말로 심각한 상황이었다면 정부가 안 나서도 근로자들 스스로 알아서 빠져나왔을 것이다.
박근혜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실종되었다. 서로 신뢰를 쌓자고 해 놓고 사실상은 북한보고 “네가 먼저 신뢰를 보여라”고 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것이 먹어주지 않자, 박근혜는 강수를 두었다. 이런 다고 북한의 기가 꺾이겠는가? 이런 식으로 북을 몰아붙여서 북한을 길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참으로 맹탕머리 발상이다.
이렇게 해서 말을 들을 북한이라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도 않았다. 정부 안에서조차 제대로 조율이 안 된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너무 위태로워 보인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이런 것인가? 특히 박근혜의 오기를 무조건적으로 옹호만 하는 어리석은 국민들이 많다는 것도 큰 걱정이다.
이번에 보니.... ‘구관이 명관’이라고 대북정책에 국한하면, 이명박이 훨씬 조용하면서도 단호하게 북한을 길들였다고 본다. 우는 놈을 달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제 정말 지친다. 그래서 이명박은 울도록 방치해버렸다. 울다 울다 지치면 그치겠지하고.....
박근혜정부가 들어서자 김정은이가 무엇인가 오판을 했던 것 같다. 즉 타고난 장삿꾼 이명박에게는 통하지 않았지만 제 아비를 평양까지 와서 3박4일간이나 만나고 돌아간 고모같은 박근혜는 무엇인가 다를 것이라고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것을 발표도 했고, “북한과의 대화에는 전제조건이 없다”고 했기 때문에......
그러나..... 이제 세계가 우리를 어떻게 보겠는가? 당장 TV에서 보이는 개성공단에서 돌아오는 우리들의 승용차모습? 마치 난리통의 피난행렬이 연상되지 않던가? 세계인들이 보고 북한만 욕을 하겠는가, 아니면 남북 싸잡아 웃기는 민족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며 웃겠는가?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 속에서도 꺼지지 않던, 개성공단의 불. 이제는 사실상 그 불은 꺼졌다. 마치 빈대잡으려고 초가삼간 다 태우듯......더 한심하고 기가 막힌 것은 이런 상황 하에서도 아무나 보고 ‘종북좌파’라고 말하는 인간들을 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오늘 보도를 보니.... 북한이 우리 돈으로 100억을 내놓으라고 한다. 아마 줄 것 같다. 정부말로는 돈을 주되 우리 제품들을 다 가지고 나오는 조건을 붙인다고 하나, 글쎄? 7인의 잔류인원? 순수 근로자가 아니다. 차관급 인사도 포함되어 있고, 완벽한 민간인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거 이상한 방향으로 불똥이 튀면 즉 사실상의 인질이 되면?????
지금은.... 죽은 김대중, 노무현을 욕하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 특히 개성공단의 중요성(?)을 말하는 일부 야당인사들을 때려 잡자고만 할 때도 아니다. 무슨 수를 써든 조카뻘 김정은이가 제 발로 기어 나오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설령 햇볕정책이라는 이름이 된다하더라도 구애받지 않아야 한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라는 용어에 묻혀 헤매지 말자.
이명박은 무려 4년을 북과 담을 쌓고 살았다. 그 결과가 지금이다. 박근혜는 불과 두 달도 못 버티고 담을 더 높게 쌓고 있다. 누군가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 단 그 누군가가가 우리 내부어야 한다.
“2세끼리 잘해보자”는 말 처럼 2세가 3세를 즉 부모뻘이 자식뻘의 버릇을 고쳐야 한다. 때리든, 달래든... 그러나 지금의 등 돌리는 것은 해법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