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종합 우승하였으며, 이후 2007년까지 5년 연속 세계 선수권을 제패하였다.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동계 올림픽 대회에서 1000m·1500m 개인과 5000m 계주에서 금메달, 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 이 대회 쇼트트랙 남자부 전종목에서 입상하여 쇼트트랙 황제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안현수 선수다. 이런 안현수가 러시아 대표가 되어 빅토르 안이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이번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현재 계주에서 우승, 1500m에서 3위에 입상하자 당연히 우리가 차지해야 할 금메달을 러시아에 뺏기기라도 한 것처럼 난리가 났다. 빙상연맹과 대한체육회를 비난하고 러시아로 귀화하게 된 원인과 이유를 밝혀야 한다며 호들갑이다.
정작 한체대와 비한체대 소속 간의 파벌 논란과 대한빙상연맹과의 갈등이 표면화되어 안현수 문제가 시끄러웠을 때는 그 누구도 관심조차 없었으면서도 말이다. 만약 안현수가 이번 소치에서 아무런 성적도 올리지 못했더라면 어땠을까? 이렇게 시끄러웠을까? 아마 모르긴 해도 조국을 배신한 몹쓸 인간쯤으로 매도되었던가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설마하니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하고 싶어서 했겠는가! 한체대와 비한체대 소속 간의 파벌논란, 부상으로 인한 국가대표 선발전 탈락, 소속팀 해체 등 선수생활을 계속하기 어려운 처지에 빠지자 여건이 좋은 러시아로 귀화하여 재기하겠다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이며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를 안 개인의 성공담으로 축하해주면 그만인 일이다. 대한민국으로 귀화한 외국인이나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나 다를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을 기회로 체육계에 만연된 고질적인 병폐를 바로 잡아야 하겠지만 전후사정도 모르면서 “안현수를 러시아로 쫓아낸 이재명 성남시장 등, 매국노들을 처단해야 합니다”란 트윗질이나 해대는 변희재나 “안현수 선수가 러시아로 귀화한 것은 이 시장의 성남시청 빙상팀 해체에 있었다” 고 비판한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 처럼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유치하기 짝이 없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