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럴줄 알았다. 상봉인원이라야 100명 남짓 정도가 될 것이고 상봉장소는 금강산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순수한 인도적 차원이니 뭐니 그럴듯한 명분으로 이산가족들을 끔찍하게 위하는 척 요란을 떨어댄 결과가 한차례 상봉행사에 꼴랑 100명이라면 이거야말로 낮 간지러운 일이 아닐수 없으며. 이런 방식의 행사라면 차라리 안하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통일부 발표에 의하면 현재 70000만명의 이산가족이 생존해 있으며 80%가 70대 이상이고 그중에 50%가 80대 노인이라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이산가족상봉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1년에 3~400명, 한차례씩 얼굴 보는데만도 200년은 족히 걸린다는 계산이다.
실태가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고작 100명의 상봉행사를 두고 “이산가족 상봉은 다른 문제와 달리 순수한 인도적 차원”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60년이라는 긴 세월 켜켜히 쌓인 피붙이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절절히 맺힌 한을 풀어주기 위한 순수한 인도적 차원의 행사가 되려면 상봉인원과 상봉횟수를 제한하는 비인도적 상봉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장소 역시도 마찬가지다. 금강산이나 서울,평양을 오,갈것이 아니라 DMZ나 중립지대에 300~500세대 규모의 숙박시설과 각종 편의시설을 조성하여 한정된 지역 내에서 3~4일간 자유롭게 상봉하게 한다면 단시간에 모든 이산가족의 상봉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단발성에 그칠게 아니라 재상봉을 원하는 가족에게는 횟수에 제한을 두지도 말아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을 빌미로 “북”은 체제유지나 외화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려 하고, “남”은 엉망진창인 내부환경을 대북성과로 덮으려는 조급증과 얄팍한 계산이 아니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