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에 핫바지 타령이 볼만하다. 지난 달 29일 북한의 무례한 개성공단 처리를 두고 “우리를 핫바지로 보는 것이냐”는 류길재 통일부 장관을 향해 북한은 "통일부는 힘없는 핫바지"라고 응수했다. 하기사 우리측은 차관인데 북측은 국장급을 내세운 것만 보더라도 진즉 알아 보았지만..
불과 몇일 전 까지만 해도 “우리는 남조선당국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남남갈등을 조성하려 한 적도 없고 남측당국을 핫바지로 본 적도 없으며 엿먹어라는 식으로 대한 적도 없다”던 북한이 갑자기 태도를 돌변한 것이다. 요랬던 북한이 느닷없이 기습적으로 미국에 고위급 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회담의 의제로는 “군사적 긴장완화,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 미국이 내놓은 핵없는 세계건설”로 당사국인 대한민국은 아예 무시하고 안중에도 없다는 투다. 앞서 열렸던 미,중 정상회담과 27일 있을 한,중 정상회담을 의식한 북한의 상투적인 숫법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남북회담 결렬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졸속 대응은 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기에 충분한 대목이 아닐수 없다.
결과적으로 미국에 회담을 제의했다는 것은 통일부만 핫바지로 본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도 핫바지로 생각한다는 거다. 핫바지가 무슨 말인가? 허수아비, 바보, 무골충 따위의 얕잡거나 비하 할때 쓰이는 말이다. 늘상 그래왔지만 한마디로 대한민국을 핫바지나 다름없이 우습게 여긴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무슨 미련이 그리 많은지 “북한은 6.15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책임감을 갖고 성실하게 남북 당국간 대화에 임해야 할것”이라며 회담장에 나와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는 꼴불견을 연출하고 있다. 그것도 당연히 폐기해야 할 망국의 6.15,10.4공동선언을 존중해야 한다는 개뼈다귀 같은 시그널을 계속 보내면서 보기에 딱할 정도로 말이다.
정말 "새"가 되기로 작정을 했다는 말인가? 언제까지 핫바지 노릇을 하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