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를 인간적으로만 본다면 박근혜를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박근혜는 성장기부터 대통령의 딸이었다. 더더구나 어머니를 황망 중에 여의고, 영부인 역할까지 맡게 된다. 졸지에 권력의 핵심부에 자리 잡게 된 박근혜. 특히 국민적 동정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아마도.... 이 때 여성 박근혜의 운명은 독신녀에 정치인이 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자리매김 되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생각도 딸이 평생 혼자 살줄은 몰랐을 것이고, 특히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증거가 있다. 딸을 정치외교학과가 아닌 전자공학과에 입학을 시킨 것이다. 설마하니 딸은 나중에 정보통신부 장관시키려고 한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1979년 10월26일 밤.
홀아버지 박정희는 바쁜 국사를 끝내고 궁정동 모처에서 피로연을 하던 중 꿈에도 생각 못할 일이 발생한다. 아버지를 잃고, 영부인 자리마저 잃고, 모든 것을 잃었다. 이 얼마나 인간적으로 안타까운 일인가?
신사임당 이후 가장 신사임당을 닮은 어머니, 과정이야 어떻게 되었건, 5천년 역사에서 보릿고개를 없앤 아버지. 듬직한 육군사관생도 남동생...........
이런 박근혜가 정치일선에 뛰어 든 것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왜 정치를 하는가에 대해서 본인은 물론, 아버지 시대를 살았던 국민들에게 분명히 말을 하여야 하고 실천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국회의원 박근혜를 정치인 박근혜로 보아야 함에도 인정 많은 우리들은 여전히 박정희 딸 박근혜, 육영수의 딸 박근혜, 부모 모두를 총탄에 의해 여윈 비운의 여성 박근혜로만 보고 있었다.
본인 역시, 아버지를 넘어서야 됨에도,(이것이 바로 역사의 선순환이다)그러나 세월을 거꾸로만 살아가고 있었다. 구태의 정치, 음모의 정치, 협잡의 정치, 뺄셈정치,..........
대통령이 된 박근혜는 이러면 안 된다.
국민들에게 지키지도 못 할 약속이나 하고, 기껏 나이 30밖에 안 된 아이하고나 싸우고, 자신의 주위에 젊고 싱싱한 피를 수혈할 생각은 아니하고 80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사람들을 포진시키고........
오늘의 박근혜는 아버지 때 영부인 역할을 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의 자리 바로 거기에 위치해있다. 대통령이라면....... 혹여 가슴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어릴 때의 나쁜 추억, 기억하기도 싫은 아픔들은 모두 날려버려야 한다. 만약 이러지 못하면 박근혜는 정치인이 아닌 수도승이 되어야 옳았다. 그리하여 평생 산속 암자나 수도원에서 살아야 옳다.
정치를 개인의 원한을 푸는 것에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앉은 사람이 사사로운 개인사에 얽매인다면 그 사람은 물론이고 국가전체가 불행하게 된다.
박근혜는 국민들에게 대단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혹시나”하든 마음이 “역시나”로 바뀌었음을 자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대통령이 된지 아직 반년도 지나지 않는 이 시점은, 나라 전체가 희망에 부풀어서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뛰어야 될 때다. 그러나 역시나 정치는 국민들을 피곤하게만 만들고 있다. 그 중심에 박근혜가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고 사실이다.
박근혜를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박근혜는 깊이가 얕은 사람이다. 마치 수학의 기본이 없는 사람이 과학자가 되려는 것처럼.....
박근혜 본인은 물론, 박근혜를 지지하는 지지자들도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할 시점이다. 특히 박근혜 본인은 국민들에게 많은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음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국가지도자가 모든 것을 알아야 될 필요도 없고, 알 수도 없다. 그래서 머리를 빌려야 하는 것이다. 고로 박근혜는 말로만 “잘 하겠다” 또는 모든 것을 ‘내 탓이 아닌 네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국가대개조에 나서야 할 것이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48%국민들의 심정을 헤아리고, 야당도 인정하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무능을 스스로 돌아보고 그것을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 심사숙고를 해야 한다.
잘 했건 못 했건 상관하지 말고 그림자 국무총리가 아닌 실질적인 책임총리제를 시행하라. 그로 하여금 전면개각을 단행하도록 만들어라. 정치개혁, 정당개혁, 국회개혁, 사법개혁, 무엇보다도 개헌을 단행하라. 그리하여 불신의 정치, 분열의 정치시대를 마감하라.
이것만이 박근혜가 살길이고 대한민국이 살길이고, 나아가 한민족이 상생하는 길임을 명심 또 명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