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혼란한 상황 속에 야당 지도자들이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배워 시대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8일 김영삼대통령 기념도서관에서 '김영삼 민주주의의 재조명'을 주제로 열린 김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 세미나에서 야당 지도자들이 김 전 대통령의 결단력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1979년 부마항쟁과 1987년 6월 항쟁에서 김 전 대통령은 야당 정치인으로서 선두에 서서 시대의 전환기를 이끌었다"며 "당시는 현재보다도 더 혼란한 상황이었지만 김 전 대통령은 언제나 중심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과거 항쟁의 상황과 비슷한 전환기라고도 볼 수 있다"며 "야당 정치인들은 정권교체의 절호의 기회였던 2012년 대선에서도 실패하더니 한국의 현실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의 지도력을 갖춘 야당 지도자가 변화를 끌어내고 변화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또 다시 광장에 시민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이 1970년대 이미 중국·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했고 측근 정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은 정치인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시민사회를 정치 무대에 제대로 정립시켰다"며 "정치적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우리 사회가 진보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 방향으로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초래, 대통령 차남의 부정부패 등이 있었지만 김 전 대통령은 군부의 권력 개입을 차단하고 정치자금법을 통과시키는 등의 성취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세미나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해 이각범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박진 전 국회의원, 김창기 조선뉴스프레스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