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역모와 반란은 늘 있었다. 역모와 반란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기획하는 주역이 있고, 조력자가 있으며, 부회뇌동 하는 추종자가 있게 마련이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출과 전당대회를 앞두고 보수진영의 단일대오론(論)이 떠오르고 있지만 보수진영이 좀처럼 단일대오가 형성되지 않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에 대한 정의(定議)를 거부하는 세력이 거대한 산맥이 되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 거대한 산맥을 넘지 못하면 백약을 동원해도 치유할 수가 없다는 것이 현재 보수우파진영이 처해 있는 현실이다. 서생에 불과한 필자가 탄핵의 적부(適否)에 대해 끝장토론을 주장하는 이유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이처럼 정치권의 능력으로 좀처럼 풀지 못해 얽혀있는 난제가 있다면 민초가 직접 나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근 등장하고 있는 화두가 탄핵 7적에 대한 척결이다. 탄핵 7적은 김무성이 서서히 존재감을 나타내는 시점과 때를 맞추어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탄핵을 주도했던 주역급에 해당하는 탄핵 4적은 어떤 고통과 희생이 뒤따르더라도 반드시 응징해야만 얽혀 있는 매듭이 풀릴 것이라는 여론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의석수를 기준으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무소속을 다 합해도 171명밖에 되지 않아 통과가 불가능했다. 이런 이유로 문재인을 비롯한 민주당은 장외 촛불집회를 통해 정치적 공세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렇게 형성되어 있었던 프레임을 국회 탄핵 국면으로 전환하는데 혁혁한 공적을 세운 자들이 바로 탄핵 7적에 해당되는 배신자들이었다. 탄핵 당시 김무성은 노골적으로 박 전 대통령을 지목하며 ‘보수를 완전히 궤멸 시키는 주범’으로 단정했을 뿐 아니라,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될 같으니 국민의 이름으로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태경은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말로 박근혜 탄핵에 정치생명까지 걸며 배수진을 쳤다. 더구나 정치생명까지 걸었다는 것은 탄핵안 가결에 사생결단을 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낸 표현이라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과 저주가 그만큼 강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 발언이었다.
유승민은 탄핵안 국회 표결 한 시간 전에 있었던 본회의 의사진행발언 원고를 통해 “오늘 국회의 선택이 단순히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정의로운 공화국을 만들어가는 정치혁명의 시작이 돼야 한다”면서 역사적 탄핵에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탄핵 찬성을 촉구했고, 김성태는 당시 새누리당 탄핵 찬성자의 명단을 언론에 슬쩍 흘리며 찬성 대열에 의원들을 끌어들이는 모집책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며,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어 헌법재판소로 넘어간 뒤, 당시 법사위원장 권성동이 탄핵 심판을 내려달라면서 흘린 눈물은 탄핵 반대 세력에게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악어의 눈물로 가슴속 깊게 박히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바른미래당 박지원은 한 라디오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성사 시키는데 자신이 은메달 감이라면 금메달감은 김무성이라고 단언했을 정도로 탄핵 당시 김무성의 활약이 대단했음을 증언했다. 박지원의 이 말은 김무성은 부역자가 아니라 주역이라는 소리다. 이제 2년이 지난 지금,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서서히 하락하기 시작하자 탄핵 주역 김무성은 지금 와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이상한 연대론으로 황당한 요설(饒舌)을 풀고 있다. 최근에는 뜬금없이 박 전 대통령 불구속 재판 결의안을 내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1심 구속시한 60일을 채웠지만 2차 구속시한 연장으로 인해 내년 4월 16일까지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되어 있다.
구속기한이 만료되는 4월 16일 이후, 또 다시 구속기간을 연장할지 말지는 문재인 정권이 결정할 일이지만 뜬금없이 김무성이 불구속 재판 결의안을 거론한 것은 보수진영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감지한 전형적인 철면피의 발언으로 들리기도 한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적폐라는 죄명을 덮어 씌워 재판을 받고 있거나 감옥에 간 사람만 무려 1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탄핵 7적은 이 많은 사람들이 억지 수사에 의해 구속되거나 재판에 회부되었을 때도 비판 목소리 한번 내지 않았던 작자들이다, 이랬던 작자들이 지금 와서 천금을 준다고 해도 믿을 국민이 과연 어디에 있겠는가,
최근 서서히 수면 위로 등장하고 있는 탄핵 7적에 대한 응징 목소리는 차기 총선이 다가올수록 더 크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은 정해진 수순일 따름이다, 그래서 권고한다. 자신이 탄핵 7적에 속한다고 생각되면 탄핵 때의 잘못을 크게 반성하고 과감하게 정계를 떠나라, 그래야만 보수진영통합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거부한다면 민초의 손으로 단죄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꼭 그렇게 당한 후에 정계를 떠나겠다면 유취만년(遺臭萬年)이라고, 당신들이 저지른 업(業)은 이제 숙명(宿命)이 되어 그 더러운 이름들은 역사가 소멸할 때까지 지긋지긋하게 따라 다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