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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2-15 10:08
그많은 장군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글쓴이 : 한신
조회 : 2,008   추천 : 0   비추천 : 0  
지난 727, 전군 지휘관 회의가 열렸다. 이날 문재인은 작심한 듯,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과 계엄령 검토는 그 자체만으로도 있을 수 없는 구시대적이고 불법적 일탈 행위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수사당국에 내리는 하명(下命)이자 가이드라인이 되었다. 이에 앞서 710, 인도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과 이른바 계엄령 문건에 대한 특별수사단 구성을 지시했다. 이처럼 문재인이 두 번이나 지시를 통해 강력하게 수사 의지를 밝혔으니 수사팀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혐의를 만들어 내라는 압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현대에 있어 하명수사란 옛날 왕조시대로 치면 임금이 직접 죄인을 심문하는 친국(親鞫)과 같은 성격이 있을 정도로 엄한 수사다.
 
이것이 배경이 되어 기무사에 대한 수사는 투트랩으로 진행되기 시작했고 검찰은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계엄 문건과 관련해서는 조현천 전 사령관을 사냥하기 위함이었고 세월호 유족 사찰 건은 이재수 전 사령관을 사냥하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짐작이 되는 수사였다, 수사당국은 계엄 문건의 증거를 찾기 위해 석 달이 넘게 90여 곳을 압수수색하고 기무사 관계자 204명을 소환 조사하며 티끌을 찾기 위해 현미경 조사를 실시했지만 단 한건의 증거도 찾지 못했다. 그렇다면 계엄 모의는 애시 당초 없었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검찰은 일부 군인들에 대해 엉뚱하게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를 걸기도 했으니 생사람 여럿 잡는 물귀신이 따로 없었다.
 
세월호 수사도 마찬가지였다. 문재인 정권은 도대체 세월호를 얼마나 우려먹어야 직성이 풀리는지 지긋지긋할 정도로 집요하게 후벼 팠다. 이재수 전 사령관은 세월호 유족들을 사찰했다는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렸고 수사는 가혹하게 진행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수 전 사령관은 자필유서에서 세월호 사고 시 기무사와 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적었다. 그런데도 부하직원 5명이 수속되거나 재판에 회부되는 모습에 고통을 삭일 수가 없었다며 괴로워했다고 한다. 한 언론에 따르면 당시 기무사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세월호 추모 분위기를 저해하는 행위를 차단하라거나 사찰 논란이 없도록 무분별하게 행동하지 마라는 내용이 들어 있는 문서도 있었으며 군의 대민 지원과 관련된 여론의 동향을 파악 보고하는 것은 기무사의 직무에 해당된다는 이 전 사령관의 인터뷰 내용도 있었다.
 
이 전 사령관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동향이라는 말 대신에 상황이나 분위기라는 용어를 쓰라는 지시까지 내렸을 정도로 신중을 기했던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수사진은 기무사의 긍정적인 활동이 기재된 문서는 수사에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 이 전 사령관에게 불리한 문건만 골라내어 옭아매는데 주력했다는 것이 수사를 지켜본 법조인들의 지적이었다. 이처럼 억지 죄인을 만들기 위해 무리하게 혐의를 적용하여 청구한 구속영장은 법원에 의해 기각되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영장심사를 했던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부장판사는 "관련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고, 수사 경과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으니 말이다,
 
특히 이재수 전 사령관이 구속영장실질 심사를 받으러 갈 때 검찰은 이 전 사령관에게 수갑까지 채워 포트라인에 서게 하여 망신까지 주었다. 한평생 군에 봉직한 3성 장군 출신을 수갑을 채우는 일은 망신주기의 극치에 다름 아니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전직 검찰 수사관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하며 "20여년 근무하는 동안 체포한 피의자를 제외하고 영장심사 받을 때 데리고 가면서 수갑을 채운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평생 명예를 소중한 자산으로 삼아왔던 이 전 사령관이 받았을 수치심과 모욕감은 상상을 초월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과연 수사를 담담했던 30대 후반의 천 모 검사가 독단적으로 수갑을 채울 생각을 했을까,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윤석렬 지검장의 수사 지휘에 따랐을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당시 이재수 전 사령관의 변호를 맡았던 검사장 출신 석동현 변호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검찰이) 일반 형사 잡범을 상대로 그렇게 해왔는지 모르지만 아무리 조사받는 피의자라 해도 기본 예의는 지켜줘야 하지 않나, 담당검사는 30대이고 피의자는 군에 평생을 바친 예비역 장군이었다고 말했다. 변호인의 발언에서 상상되는 수사현장의 모습은 대단히 치졸했고 인격적 모욕이 상당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되는 대목이 아닐 수가 없다. 문제는 세월호에 그치지 않았다. 검찰은 세월호와 전혀 관계가 없는 2012년 대선 댓글 조작사건을 들추어내어 심적 압박을 가했다. 이른바 별건수사였다.
 
댓글 사건의 정점에는 당시 직속상관이었던 김관진 전 안보실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검찰이 댓글사건 까지 끄집어 낸 것은 김관진 전 안보실장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토설하라는 압력이자 전형적인 플리바게닝을 시도한 수사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하나를 뒤져 새로운 것이 없으면 또 하나를 뒤져 새로운 혐의가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사실을 찾아 혐의를 씌우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결코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검찰의 강압적 수사는 한평생 참 군인으로 살아왔다는 그의 자존심과 명예와 인격에 심대한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결국 이 전 사령관은 자신의 하나뿐인 고귀한 목숨으로 현 정권의 폭압에 항거하며 생을 마감했다. 참군인 한사람이 이렇게 세상을 떠났으니. 두고두고 기억할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이 전 사령관은 육군의 주요보직을 거치며 불과 2년 전에 3성 장군으로 예편했다. 그렇다면 현직에 있는 선,후배 장군들은 이재수라는 이름을 모를 리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가 떠나는 마지막 가는 길에 마련된 빈소에 찾아오는 현역 장군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유일하게 찾아온 현역은 소신으로 왔다는 정복 입은 현역 대령 한사람만 뿐이었다. 이런 모습이 우리 군이 처한 현실이라는 점에서 절망감이 절로 든다, 그 많은 장성들이 전우애와 의리가 눈곱만치도 없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권력의 눈치를 살피며 국가안보의 축이 허물어져도, 3성 장군 출신이 권력의 폭압에 맞서 자신의 목숨으로 항거해도, 입을 닫은 채 마지막 가는 길마저도 외면하는 당신들이 과연 별을 단 장군들이 맞는지 심한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그 시간, 도대체 당신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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