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펜
 
[토론방]
 
 
작성일 : 17-12-04 12:49
꽁트 한편.
 글쓴이 : 이어도
조회 : 5,681   추천 : 1   비추천 : 0  
어줍잖게 망가나 그리고 정치 비핀을 하는 글이나 쓰다가
요새는 아주 잊어버릴 정도로 끊고 내가 평생 써온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 올 여름부터 시나리오를 세편을 완성하였으며 제가 이곳에 이런 글들을 가끔 올리기로 약속합니다.
시간이 있으면 삽화도 곁들여서 올리겠습니다.
요사이는 집집마다 기르는 개가 걱정들 입니다.
사람을 물고 개의 냄새,분변처리등이 개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원쑤같은 일입니다.
<원고 퍼나르기 금지>
*****************
 
                              돼지가 된 개(꽁트)
 
나는 돼지입니다.
 
실제로 한때는 서울에서 이름을 날리던 개였는데 어떻게 이렇게 돼지가 되었습니다.
 
나는 개가문중에도 이름 있는 "그레이트 댄" 가문으로 조상님의 고향은 독일입니다.
 
저는 원래 성격이 온순하지만 사냥을 좋아하고 주인을 목숨 걸고 섬기는 개입니다.
 
그런데 살아오다보니 삶의 유전(流轉)이란 참으로 알 수 없고 무섭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내가 살았던 곳은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였습니다.
 
강아지 때부터 주인님의 아파트에 생활하면서 저는 식구들로부터 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거의 매일 아침저녁으로 주인님은 저를 데리고 아파트를 산책하곤 했습니다.
 
제가 문밖에 나오면 모든 사람들이 끌어안고 난리였으며 동네의 온갖 친구 개들도
 
저에게 아양을 떨었지요.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꼭 바깥에만 나오면 변의(便意)를 느꼈고 나는 아무 곳에서나
 
배설을 하였습니다.
 
주인님은 그때마다 조그마한 불만도 없이 저의 변을 종이에 싸서 버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나이를 세살이나 먹고 나니까 덩치가 점점 커지기 시작 했지요.
 
그리고 먹고 싶은 것은 왜 그렇게 많은지......참으로 우악스럽게 먹어치웠습니다.
 
주인님이 펫트 샾(Pet shop)에서 나의 먹이를 한 포대씩 사오면 며칠을 가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제가 그 먹이를 아귀귀신처럼 먹어 대고 난 뒤부터였습니다.
 
한번 변을 보면 내가 봐도 정말 너무했지요.
 
양도 어마어마하지만 그 냄새는 아파트단지 전체를 진동 할 정도로 고약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인님이 저를 데리고 산책하는 빈도도 뜸했으며 대소변도 집안 베란다에서
 
해결할 때가 많았습니다.
 
 
, 그런데 드디어 저에게 운명의 날이 왔습니다.
 
어느 날 저녁에 주인님 가족이 식사를 하고 있는데 윗집에 사는 우락부락한 아저씨가
 
찾아왔습니다.
 
그는 주인님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어려운 부탁입니다만 저 개의 냄새 때문에 우리가 못살겠습니다. 어떻게 좀 처리를
 
해 주십시오"
 
", 알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저 개가 워낙 덩치가 커져서 곧 처분을 하려고합니다"
 
", 그렇습니까? 그럼 그렇게 알고......."
 
윗집 아저씨가 나간 후 주인아저씨와 아주머니는 나의 얼굴을 연신 보면서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쩐다? 데이지를 어디다 팔아버릴까?"
 
주인아저씨는 나를 팔아버리겠다고 아주머니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팔기는.......팔아봐야 돈도 얼마 안주니까 그냥 시골 아버님께 보내 버리지요"
 
", 그래, 그게 좋겠구먼......."
 
 
그래서 나는 어느 날 졸지에 이곳 시골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내가 시골로 내려온 뒤부터 주인 할아버지, 할머니는 나의 삶을 완전히 바꾸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이름부터 바꾸어 버렸습니다.
 
서울의 주인님이 분명히 내 이름이 "데이지"라고 몇 번이나 가르쳐드렸지만 이곳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데이지"라는 발음이 안 나와서 "돼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날부터 이 시골집의 돼지가 된 것입니다.
 
내가 먹는 음식도 주인 할아버지 내외께서 먹고 난 뒤에 그 찌꺼기를 먹게 되었구요.
 
처음 며칠은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안 먹었지만 사흘을 굶고 나니 앞이 안보이고
 
죽을 것 같았습니다. 그다음부터 마구 먹어치웠는데 주인 할아버지께서는 나의 먹는 모습을 보고
 
"이놈이 아귀귀신처럼 처먹는 걸보니 돼지가 맞기는 맞는 모양이구나" 하면서 밥을 더 갖다 주기도 했습니다.
 
 
, 그런데.......이 주인 할아버지는 나만 보면 나의 허벅지를 만져보고 입맛을 쩝쩝 다시는 것이 아닙니까?
 
", 그놈 참, 살이 통통하군.......올가을 동네 계추(계모임)할 때는 잡아야겠어."
 
참으로, 참으로 끔찍한 소리를 나는 듣게 된 것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옆집에 살았다는 누
 
렁이도 어느 날 산으로 끌려가서 노란 꼬랑지만 남기고 죽었다는군요.
 
시골동네주민들이 솥과 양념을 들고 산에 가서 잡아먹고 나중에 산을 내려 올 때는 꼬랑지만
 
갖고 내려 왔다는 것입니다. 이 노란 꼬랑지는 어디 쓰느냐 구요? 바로 그 꼬랑지에 막대기를
 
넣어서 방에 쓰는 빗자루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랍니다.
 
이런 이야기는 이 동네에서 덜덜 떨면서 함께 살아가는 친구 개들이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 올 가을이면 몇 달이나 남았을까?. 이제 나의 운명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곳 할아버지 할머니는 저에게 목줄을 하지 않아서 사실 멀리 도망갈 수도 있지만 제가 도망
 
을 가면 어디로 가겠습니까?
 
차를 타고도 몇 시간이 걸리는 서울을 가겠습니까?
 
아니면 산으로 도망을 가겠습니까?
 
그러니 이제 나의 운명은 어쩔 수없이 이곳에서 처참하게 생을 마쳐야하는 판에 박힌 운명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오늘은 주인할아버지께서 나를 데리고 논물을 보러갔습니다.
 
간밤에 비가 와서 혹시 논둑이 터지지나 않았나 싶어서 가는 것입니다.
 
평소에는 조그마한 개울이었는데 비가 와서 큰물이 세차게 내려가는 강이 되어 버렸습니다.
 
할아버지는 삽을 어깨에 메고 논둑길을 조심조심 가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할아버지는 발을 헛디뎌서 그만 냇물에 빠져버렸습니다.
 
워낙 물살도 세어서 눈 깜짝 할 사이 주인 할아버지는 멀직이 멀어져갔습니다.
 
그리고는 물속에서 떠내려가며 손만 허우적이는 것이었습니다.
 
 
, 이 데이지- 아니 이 돼지의 특기를 발휘 할 때였습니다.
 
나는 그대로 펄쩍 뛰어서 함께 냇물을 떠내려가다가 주인 할아버지를 입으로 낚아채었습니다.
 
그리고 냇가의 자갈밭을 향해서 있는 힘을 다해서 헤엄을 쳤습니다.
 
나도 힘이 빠지고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냇가로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할아버지를 먼저
 
구하고 나는 그 자리에서 기절을 해버린 것입니다.
 
그 이후 나는 어떻게 되었는지 도무지 기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집에 와있고 나의 주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습니
 
.
 
신문사 기자들의 카메라 후레시가 터지고 수의사님까지 와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의 말은 온통 나를 칭찬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참으로 영특한 개 입니다"
 
"정말 자신을 버려서 주인의 목숨을 살린 충성스런 개 입니다"
 
"사람보다 나은 개 입니다"
 
"이 개가 유명한 족보가 있다는 개 입니다"
 
이어서 기자들의 질문에 할아버지는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사실 이 개는 서울에 사는 아들이 보낸 개인데 나는 이번 가을에 동네 계추 때 잡아먹으려고
 
했지요.
 
그런데 내 생명을 구해준 이 개를 잡아 먹을 수 있습니까? 이제 제 명대로 살도록 곁에서 돌
 
봐 줄 겁니다"
 
할아버지의 눈가에는 눈물이 글썽 거렸고 나를 꼭 껴안아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문기자는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습니다.
 
아마 사람들이 보는 오늘 TV나 내일 신문에는 나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돼지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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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 17-12-06 11:30
 
김화백님, 반갑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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