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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작성일 : 15-12-24 07:23
상주 장에도 가짜진실이 있었다.
 글쓴이 : 남해어부
조회 : 2,241   추천 : 2   비추천 : 0  
엊그제 22일은 상주장날이라 간만에 동서울터미널서 상주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재래시장 장에 뭐 특별히 살 것이 있어 가는 게 아니라 고향이 예천이라, 귀향 전의 행사로 고향근방 재래 장을 심시풀이로 다니게 된지 제법 됐다.
 
경북상주는 중부내륙고속을 타고 2시간 반이면 가는 판이라 당일치기여행에는 시간상 무리도 없었다.
 
상주는 문경을 경유해 갔다. 문경세제를 넘으니 버스차창 밖은 중국 발 미세먼지로 하늘과 땅 초목 모두가 희끄무레하다.
 
연말인데도 상주장날 중앙시장은 한산했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안 좋은 판에 독 먼지까지 기성을 부리니 장보로 나온 주부 몇 외는 사람이 없어 한적했다. 평소 상주장날 모습이 아니다.
 
상주농촌 대표적인 생산품은 곶감이다. 그런 상주곶감이 올해는 흉작이라 눈에 띄지 않아 섭섭했는데 시장출입구 쪽에 곶감 파는 장사꾼이 보여 시장 안을 둘러보던 발걸음을 멈췄다.
 
연세가 지긋한 할머니와 며느리로 보이는 50대 아낙이 곶감을 팔고 있었다. 그들 곶감장사 앞에는 곶감을 구경하는 사람조차 없었다.
나는 가격을 물어봤다. 이 곶감 한 접(100)에 얼마요? “3만원이란다.” 크기도 제법 굵고 빛깔도 좋았다. 의외로 가격이 쌌다. “한 접주시오돈을 주면서 상주 곶감인지? 물어보진 않았다.
 
곶감을 헤아리는 50대의 시골아낙 표정은 절실했다. 마치 이 곶감을 팔지 못하면 안 된단 절실함이 그 얼굴에는 있었다. 곶감을 사가지고 돌아서면서 웬 지 마음이 씁쓸했다.
 
곶감의 본산지인 상주에 중국 곶감이 들어 온지도 벌써 몇 년 됐단 걸, 집에 와 인터넷을 뒤져보고 알았다. 문제는 중국산 곶감 건조기술이 발달돼 국산 곶감과 중국곶감을 일반인이 구별하기 힘들다는데 있다.
 
재래장터에 중국산 곶감 표지를 하기엔 농촌아낙 삶은 절실해 보였다. 가짜진실을 팔수밖에 없는 사정은 유체이탈이아니라 절박한 현실이 양심을 감추는 가부다.
 
지금 우리사회 구조가 무너져 내리는 판에 진실타령을 할 수 밖에 없는 선거판사정과 뭐가 다를까?
 
달걀을 회귀 앵무 알이라 속여 2억을 사기치고, 알곤 가스를 산소가스라고 환자에게 주입한 병원의 무책임, 이런 해이한 사회상은 각종 비리부패로 인해 뭐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데가 없는 판에 선거용 진실타령이 야당책임은 없을까?
 
지금 상류층 빼곤 민생은 죽을 맛인데, 느닷없는 진실타령은 뭔가 어리석은 민생을 또 한 번 뒤통수치는 고도의 선거술책은 아닌지? 의혹의 눈길이 가는 게 크게 잘못 생각하는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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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15-12-26 04:28
답변  
남해어부님! 상주까지 유람을 다니셨군요
남해어부 15-12-26 07:41
답변  
유람이라기 보다 귀향전의 행사가 아닐까요? 젊을 때는 찾지않다가 다늦게 고향을 생각하는 죄를 뉘우치는 양심상의 행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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