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중국 상하이에서 "개헌 논의가 봇물 터질 것"이라고 했다가 하루 만에 "민감한 발언을 한 것을 제 불찰로 생각한다"며 거둬들이지 않았나?
"겉으로는 꼬리를 내렸지만, 그건 여당 대표로 립서비스한 걸로 봐야지. 정치인이라면 자기가 옳다는 걸 관철하려고 하지, 대통령 한마디에 정말 꼬리를 내리겠나. 김 대표는 실제로는 틈만 나면 개헌해야 된다고 하고 있다."
―대통령이 신년 회견에서 공개 발언까지 했는데 여당에서 이를 무시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정치인은 대통령 말에 길 수가 있다. 어떤 계산과 욕심이 있으면 대통령과 각을 세울 수가 없어. 하지만 속으로는 다들 개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내가 소리를 내면 대리 만족하는 거지."
―친이계의 좌장(座長)으로서 당내 영향력이 얼마나 되나?
"비주류이지. 친이계로 분류되는 현역이 사실 몇 명 되나. 지난 공천에서 나 빼고는 깡그리 다 잘랐으니까."
―자업자득 아닌가. 본인에게 늘 따라붙는 것이 18대 총선 때 '공천 학살'인데.
"언젠가 진상을 다 밝히겠지만, 당시 이방호 사무총장이 '누구의 뜻'이라며 공천해달라는 친박계 명단을 내게 갖고 왔다.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40~60명쯤 됐다. 내가 이방호 총장에게 '다 들어줘라'고 했다. 그쪽에서 원하는 명단대로 우리는 다 공천을 줬다."
―당시 공천 탈락한 친박계 의원들은 '누구의 뜻'으로 건네온 명단에 들어 있지 않았다는 뜻인가?
"그런 셈이다. 나중에 그쪽에서 '이재오가 공천 학살했다'고 떠들었다. 어차피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하니까 나는 아무 소리도 안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