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무덤
북풍은,
무참하게
언어를 얼리우고
냉혹한 혓부리로
시의 배를 가른다
소통의
혼을 짓밟는
동장군의 난도질
저항과 분노 없는
선명한
실을 쏟아
푸르게
생을 엮을
고치를 삶는 기쁨
애벌레
작은 용틀임
동면 아래
애닯다
누구냐
시인 입의
생사(生絲)를 앗아간 자
누구랴
이 계절에
순수한 시
토할 이
겨울아,
검은 잔디로
의지의 묘
덮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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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시가 사라지고
시국을 지적하고 슬퍼하는 시와 예술활동이 많을 때,
그 사회는 암흑기이고
독재가 분명하다.
독재는 숱한 악행 위에
국민의 예술성을 야위게 하는
또 하나의 죄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