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29
그동안 우리 경제를 지배하다시피 한 경제 기조는 ‘낙수효과(Trickle-down)’였다. 재벌과 고소득층에게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면 그 돈이 물처럼 흘러내려가 서민과 저소득층도 잘 살게 된다는 주장이다. 정부와 경제단체들은 이 낙수효과 이론을 재벌과 부유층에 더 많은 돈을 몰아주는 경제 정책을 정당화하는 중요한 근거로 사용해 왔다.
그런데 이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중요한 연구 결과가 신자유주의의 첨병 역할을 해 왔던 IMF(국제통화기금)에서 나왔다. IMF가 1980년부터 2012년까지 전 세계 159개국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득 상위 20%의 소득이 1%P 늘어나면 경제성장률이 0.08%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 비해 소득 하위 20%의 소득이 1%P 늘어나면 5년 동안 경제성장률을 0.38%나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