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의 정치역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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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이 되고 2년의 시간이 지난 후 정권을 빼앗겼다. 야당 국회위원의 신세가 되었다. 이회창 전 총재가 97년 대선에 실패하자 한나라당은 반년간이나 깊은 무력감과 좌절에 빠져야했다. 한 번의 야당경험도 없던 사람들이 모여 있는 한나라당은 야당으로 체질개선을 서둘러야 했다.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을 비롯한 상층부는 물론, 초·재선의원 그룹과 사무처 당직자 등 중-하층부에 이르기까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두텁게 형성되었고, 그들은 변화를 모색했다. 당시 한나라당의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온 기폭제는 무엇일까.
그 중심에는 이재오가 있었다. 이재오, 김문수, 맹형규, 홍준표등 초/재선의원들은 ‘희망연대’를 구성해 지역성에 바탕을 둔 보스와 계파중심의 구시대 질곡의 정치를 타파하고 국민 앞에 다가서는 희망의 정치를 펼치는 동시에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새로운 대안세력으로 신정치의 기수가 되고자 다짐했다.
그는 노숙자체험과 산업현장 방문, 부도기업주 면담 등 현장 중심의 정치와 생산적인 의정활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재오는 “초/재선의원들에겐 자력갱생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개인의 정치적 역량과 능력을 쌓지 않고 계파보스에 매달려 있다가는 더 이상 공천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계파와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의 능력을 쌓아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정치를 지향했다. 그리고 그는 서울에서 내리 3선을 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쌓아왔다.
그런 그의 의정활동에 대해 같은 당내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그렇다고 국정감사나 입법 활동도 게을리 할 수 없어 몸은 몇 배나 더 고되고 바빠졌다. 그 결과 초선하는 동안 그는 4년 내내 최우수 국감의원으로 선정되었다. 그의 활동이 본받을만해야지 다른 의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몇 배 더 일하고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한나라당 개혁을 그의 정치역정의 제일순위로 삼았다.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이 바뀌지 않으면 한국 정치의 원론적 문제점을 개선할 수 없다는 신념이 생겼다. 그래서 그는 국회의원이 된지 3년째 접어들었지만 당내에서 그의 입지가 미비하기 그지없어 당을 개혁하는데 힘을 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초선의원으로 원내총무 경선에 뛰어 들었고 예상외로 쟁쟁한 3선 의원들을 재치고 2위를 했다. 그것은 그에게 또 하나의 희망을 갖게 해 주었다. 완고할 것만 같은 한나라당 내에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의원들이 숨어 있다는 생각에 의욕이 생겼고, 이는 현실화 되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후에 원내총무, 원내대표까지 맡으면서 선봉에 서서 야당개혁 작업을 이루어낸 것은 그가 현실 정치에서 얻은 큰 수확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한나라당 간부로서 11년 동안 야당생활을 해야만 했다. (다음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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