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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29 22:41
김정은이 아무리 수작을 부려도 트럼프의 손 안에 있다.
 글쓴이 : 한신
조회 : 1,397   추천 : 1   비추천 : 0  
북한 발, 특급열차가 중국 국경을 넘어 베이징으로 향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입을 굳게 다물었고 정치꾼 참새들은 이 방송 저 방송에 나와 저마다 김여정이니, 김영남이니 하면서 온갖 잡설을 풀었지만 그 시간 일본의 모 언론은 김정은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이처럼 김정은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은 일순간에 한반도 상황을 미묘하게 돌아가게 만들만큼 메가톤급 뉴스였다. 실제 상황도 그렇게 돌변했다.
 
김정은이 시진핑을 만났다는 것은 남북정상회담은 안중에도 없고 미,북정상회담에만 포커스를 맞춘 김정은의 노림수가 분명했다. 중국은 이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랬으니 그동안 차이나패싱을 우려하며 찡그리고 있었던 시진핑의 입가에 미소가 퍼졌으니 말이다. 중국이 끼어들 틈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중국의 입지 확장은 그동안 운전자론을 자처하던 문재인의 입장에서는 조수석으로 밀려나는 계기가 되었고, 그 자리에는 김정은이 꿰차고 앉은 모양새로 변했다. 이로서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중국이 끼어듬으로서 고차원 방정식으로 변하고 말았다.
 
이런 현상은 정치적 이해관계상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중국과 북한이다 보니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는 했다. 아울러 6년 동안이나 은둔의 독재자 생활을 하고 있던 김정은이 황급하게 북한에 달려가 당산대형(唐山大兄)의 품에 안긴 것만 봐도 중국과 북한은 뗄래야 뗄 수가 없다는 사이라는 것이 이번에도 다시 한 번 증명이 된 셈이다. 금년 들어 중국이 대북제재에 유난히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어쩌면 김정은을 중국의 폼으로 유인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조치였는지도 모른다.
 
왜냐 하면, 세계 패권 헤게모니 쟁탈전에서 미국과 경쟁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북한은 결코 포기할 수가 없는 완충지대이자 인계철선임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과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북한이야말로 감싸주고 싶은 귀여운 조랑말이 아닐 수가 없을 뿐 아니라, 미국과 북한의 대립에서 말리는 척 하면서 싸움을 붙일 수 있는 절묘한 대상이 바로 북한이라는 점에서 중국이 그 어떤 변설로 북한을 비판해도 그것은 중국의 본심이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만 북한의 비핵화를 해결 할 수 있는 첩경이 된다고 할 수가 있다.
 
그런데도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한방에 끊겠다고 호기를 부리는 청와대를 보면 아직도 미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철부지들의 불장난과 하나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김정은은 시진핑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선친의 유훈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이 발언은 지난 25여 년 동안 북한이 시간을 벌기위해 언제나 사용했던 단골 레퍼토리였다는 것을 중국이라고 모를 리가 없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 쌍궤병행이나 쌍중단 정책도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한 고도의 술책으로서 북한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아시다시피 북한은 수백만 명이 굶어죽은 고난의 행군 시절에도 핵과 미사일 개발은 멈추지 않았고 국제사회와 미국 간에 합의한 약속 사항도 번번이 어기면서까지 핵과 미사일 개발에 주력해 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처럼 온갖 제재와 압박 속에서도 수십 년간 포기하지 않았을 정도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절체절명의 숙원 사업이었다. 이런데도 김정은이 비핵화라는 말을 한마디 내뱉었다고 해서 한순간에 핵과 미사일을 손에서 쉽게 뗄 것으로 믿고 종전선언이니 하면서 성급하게 대응하는 문재인 정부의 경솔함이야말로 호랑이 입에 스스로 들어가는 토끼의 모습이 아닐 수가 없다.
 
김정은과 시진핑의 회담이 끝나자 중국 관영 매체에서는 "한국과 미국이 선의(善意)로 답해서 단계적 동시 조치를 취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하면서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붙였다. 극단적으로 해석하면 비핵화를 안 하겠다는 다른 표현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런 보도가 나온 것을 보면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대응하기 위한 양국 간의 전략, 전술을 비롯하여 기술적인 문제까지 깊숙하게 논의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구절에서 등장하는 선의(善意)너희들을 만나주면서 비핵화라는 말을 거론했다는 것 자체가 바로 시혜라는 의미로 해석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동시에 단계적 조치를 취하라는 말은 대북제재를 김정은이 제시하는 단계마다 하나씩 풀어줌과 동시에, 한미훈련의 중단과정을 거쳐 미군의 철수까지 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과거에도 단계적 조치를 언급한 적이 있었다. 북한이 말하는 단계적 조치란, 핵포기 의사표명-->미사일 동결-->핵시설 동결-->핵 폐기, 이런 단계를 말한다. 하지만 이 단계적 조치는 한 단계를 진행할 때마다 경제지원만 받고 먹튀했던 과거의 전력이 있었다는 점에서 상투적인 수법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간 북한에 번번이 속아왔던 미국의 대응 여부에 따라 중국이 배후에서 아무리 훈수를 둔다고 해도 중국과 북한의 노림수는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기도 한다. 더구나 시진핑과 김정은의 회담 끝에 나온 단계적 동시 조치라는 방안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리비아식해법과는 충돌되는 방안들이다. 때마침 트럼프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에 나설 간판 얼굴들을 전부다 강경파로 바꾸어 전열을 재정비했다. 여기에는 슈퍼 매파로 알려진 존 볼턴백악관 안보보좌관 내정자까지 합류시켜 여차하면 삼천포로 빠지게 만들었다. '존 볼턴'의 등장은 김정은과 문재인이  아무리 백방으로 날 뛰어도 키는 여전히 미국이 쥐고 있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 트럼프의 선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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