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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08 12:12
허익범 특검은 박영수 특검 만큼만 하라,
 글쓴이 : 한신
조회 : 1,370   추천 : 0   비추천 : 0  
경남지사 김경수가 특검에 출석했다. 드루킹 사건이 일어난 지 40일 만이다. 이 사건을 처음 수사한 경찰이 살아있는 권력을 의식하지 않고 철저하게 수사를 했었다면 김경수는 일찍이 구속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기도 했다. 만약 그랬다면 경찰은 검경수사권 조정 국면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허접하게 수사한 경찰은 김경수를 수사한 것이 아니라 변호해 주는데 급급했으니 증거 인멸의 시간만 충분하게 보장해준 셈이 되고 말았다. 김경수가 특검에 출석하면서 영웅의 흉내를 내는 것도 어쩌면 증거를 인멸시켰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경찰이 더듬이 수사를 하는 동안 오히려 몇몇 언론사 기자들이 이 사건을 집요하게 추적하여 경찰이 덮어둔 혐의들을 밝혀내는 한심한 현상까지 있었을 정도로 경찰은 철저하게 김경수를 두둔하고 보호했으니 경찰은 무슨 염치로 검경수사권 조정을 요구할 것인지 이제 비웃음만 안 당하면 다행일 정도로 명분과 실리 모두를 잃었다. 공교롭게도 드루킹 특검팀이 출범 하게 된 원인 제공자가 바로 드루킹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한 경찰이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김경수가 특검으로부터 받고 있는 혐의는 업무방해, 공직거래법 위반, 불법 후원금 모금과 관련된 세 가지 혐의다. 이 세 가지 혐의는 몇몇 언론의 추적보도로 인해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난 혐의이기도 하다. 더구나 특검이 김경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는 것은 드루킹을 비롯한 사건 연루자로부터 상당부분 혐의에 대한 진술과 증거를 확보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14시간 30분 동안 수사를 받고 나온 김경수는 자신이 받고 있는 모든 혐의를  부인으로 일관했다.
 
김경수의 모르쇠 작전은 특검에 출석하기 전부터 예상된 일이기도 했다. 봉하 마을을 관리해 온 집사 격()에 해당하는 김경수는 문재인에게 있어 매우 특별한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인물이다. 그렇다면 집권 세력 중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실세 중의 실세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더구나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지 이제 겨우 15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권력이 시퍼렇게 살아 있을 때인 만큼 김경수가 특검팀 따위는 두려워 할 리도 없을 것이며 조사 따위는 안중에도 두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쯤은 얼마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가능한 추론이다.
 
여기에다 집권 세력이 전폭적인 지원사격까지 해주고 있으니 금상첨화 격이 아닐 수가 없는 일이다.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까지 떼를 지어가며 지원 사격을 해주고 있는 것만 봐도 김경수가 권력 내부에서 차지하는 위세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 바로미터가 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조만간 대표 임기가 끝나는 추미애는 드루팅 사건은 애당초 특검 수사거리도 안 되는 것으로 깎아 내렸고 원내대표 홍영표는 특검의 수사가 시작하기도 전에 김경수의 결백을 확신한다고 언급하면서 허익범 특검팀에 대헤서는 정치특검으로 매도하는 상황 모순까지 보여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차기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도 김경수를 옹호하는데 지원사격을 해 주었고 박광온 의원 같은 자는 특검 출석 현장까지 직접 찾아가 응원을 해주는 모습에서는 과거 김영삼 정권 시절, 소통령으로 불렀던 김현철이 연상되기도 했다. 이처럼 민주당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김경수를 옹호하고 특검을 공격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청와대의 음성적 지원은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민주당 보다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백그라운드에 고무된 탓인지 김경수가 특검에 출석할 때 보여준 모습은 꼴불견의 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거만하고 건방진 인상만 풍겼다.
 
특히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마치 개선장군처럼 특검에 출석하는 모습에서는 살아있는 권력의 후광을 받고 있는 권력 실세의 오만함이 짙게 배어 있는 모습으로 보여 눈쌀이 절로  찌푸려지기도 했다. 김경수는 이제 갓 50세 초입에 들어선 나이다. 이 나이쯤 되면 겸손함과 진솔함을 알 때도 될 법한 나이였지만 피의자라는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김경수에겐 그런 모습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하긴야 그 나이에 권력 실세라는 위치에 올랐으니 눈에 보이는 게 뭐가 있겠는가, 차라리 섬뜩한 권력의 기운이 감지되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한 비유일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특검팀에서는 확보한 증거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차 소환도 예고하고 있다. 추측이지만 어쩌면 지금쯤 허익범 특검은 여기저기에 살아 있는 권력으로부터 상당한 심적 프레스를 받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특검팀이 그들이 지금 누리고 있는 이 권력도 언젠가는 반드시 종막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신념을 가진다면 얼마든지 정면 돌파할 수가 있을 것이다. 수많은 국민이 목격했듯 박영수 특검은 잔인할 정도로 악랄하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했다. 허익범 특검도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살아 있는 권력을 단죄(斷罪)하라고 만든 것이 특검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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