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펜
 
[칼럼]
 
 
작성일 : 14-01-06 15:22
대통령의 공언이 허황된 목표가 될까 걱정스러워
 글쓴이 : 아라치
조회 : 1,666  
●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청와대 수석들 앞에서 지시나 하던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직접 마이크를 잡고 얘기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 하지만, 어떻게 취임한 지 1년이 다 되어 이런 기자회견을 했는지, 그리고 이것이 이렇게 큰 뉴스가 되는 것인지, 의아한 생각이 드는 가운데, 오늘 기자회견에 대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니, 결국 2007년 한나라당 경선 시 내세웠던 소위 [줄푸세] 공약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즉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기강은 세우겠다’는 줄푸세는 당시 이명박 후보의 747 공약에 맞선 박근혜 공약의 핵심이었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은 증세는 하지 않고, 규제는 최대한 풀 것이며,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 기강을 잡겠다는 것이 오늘 기자회견의 요지였다.
 
● 그러나 대통령의 이러한 말이 과연 현재 박근혜 정부의 국정 기조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 나는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줄푸세]는 당시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때 박근혜의 공약이었지만,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의 5년 임기 내내 추진한 정책이었다. 부자감세라는 비판을 들었으나 어째든 세금은 최대한 동결되었고, 불필요한 규제를 푼 것은 이명박 대통령 만큼 한 사람도 없다.
 
그러나, 현재 박근혜 정부를 보자. 증세가 없다고 하더니, 이미 소득세 상한선이 1억 5천으로 내려갔
고, 규제를 풀겠다고 하더니 대기업에 대한 규제는 오히려 강화되었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 들어와 줄줄이 인상된 공공요금을 한번 보라. 전기값은 물론 올해 들어오자마자 가스비가 올랐고, 의료보험료가 인상되었다. 철도요금도 곧 5% 이상 인상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공언하고 있다.
 
● 이런데도 세금을 늘이지 않고 규제를 풀겠다고 하다니, 과연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말과 같은 현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임기 안에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이명박의 747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실현가능할 것인가?
 
물론 하지도 않고 비관부터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현재의 박근혜 정부의 무능한 경제팀을 보면 과연 가능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이명박 정권 5년 동안은 그야말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경제적으로 선방(善防)했고, 우리는 나름대로 성장기조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현재는 국제적으로 경기지표가 나아지는데도 우리만 하락하고 있다.
 
게다가 현오석 장관을 비롯한 경제팀의 무능한 대응에 대해 각계 전문가들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거의 바닥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지난 4분기 실적도 역대 최악이다. 중국과의 FTA, 환태평양 경제권인 TPP에 대한 우리의 협상능력이나 대응을 봐도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그런데도, 3년 안에 4만불을 실현하겠다니 결국 공염불에 그친 이명박의 747의 재판(再版)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실물경제는 도외시하고 장밋빛 구호와 전망만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 현재의 경제문제는 부친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하면 된다’라는 구호 가지고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러한 공언이 자칫 대선공약을 모두 파기했던 사기성(詐欺性) 구호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것이다.
 
● 어째든 대통령이 하겠다니 무조건 반대하고 딴지를 걸 수는 없을 것이다. 기왕 내세운 목표이니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들이 열심히 팔걷어 부치고 뛰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국론(國論)은 찢어졌고, 성장동력(成長動力)도 상실했으며, 앞으로 산적한 무수한 개혁(改革)과 이를 저항하는 세력들과의 투쟁 속에서 과연 이 목표가 실현될 것인가?
 
대통령은 자신의 이러한 공언이 단순한 자신감만 있는 허황(虛荒)된 목표가 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매우 걱정스럽다. 자칫 이러한 목표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임기말 심각한 국민들의 저항과 비판에 직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다.
[이 게시물은 더펜관리자님에 의해 2014-01-06 23:03:36 토론방에서 이동 됨]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주노 14-01-06 22:46
답변  
아라치님, 까짓거 공약이 헛것이 되어도 아무 문제가 없는 대한민국인데요,
뭐가 걱정이겠습니까? 적당히 감언이설로 꾀어 놓고 슬그머니 지나가면 되겠지요~ ㅎㅎ
주노 14-01-06 22:48
답변  
경제민주화, 복지공약의 후퇴이유는 언급이 없었던가 봅니다.
제가 다 보지못해서 모르겠는데, 불리한 것은 빼고 했다면 그것도 국민 기만이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