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펜
 
[칼럼]
 
 
작성일 : 13-12-05 09:29
화이부실(華而不實)한 박근혜 외교
 글쓴이 : 아라치
조회 : 2,870  
●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유일하게 국민들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던 부분이 외교(外交)였다. 화려한 한복을 입고 나와 해당 국가의 언어로 연설하는 장면에서, 감동한 국민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국민이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인사(人事)와 내치(內治)에서의 국민들의 불만이 박근혜 정부의 외교 성과에 대한 지나친 자화자찬과 오버랩되면서, 국민들의 마음이 불편했던 것도 사실이다.
 
단지 한복입고 다니는 이벤트성 외교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고, 당장 외국어나 자랑하고 다닐 때냐고 힐난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이왕이면 다홍치마인데, 예쁜 옷입고 그 지역 언어를 구사하여, 해당 국가 사람들의 환심을 살 수만 있다면 그것 또한 나쁠 것이 없다는 것이 그나마 중립적인 사람들의 입장이기도 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박근혜 대통령의 이러한 외교가 과연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의 외교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한 단계 격상되었다고 그렇게 자화자찬을 했는데, 그 이후 미국은 계속해서 우리의 뒤통수를 때리고 있다. 일본의 집단자위권 허용은 물론, 독도문제와 과거사 인식에 관한 문제에서도 우리의 억울한 마음을 전혀 배려해 주지 않고 있다.
 
이번에 존 바이든 부통령은 한일(韓日)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 미국은 중재역할을 않겠다는 말까지 공식적으로 했다. 미국이 우리 편을 들어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의 과거사 부정, 신사참배 등 명백한 도발에 대해서도 미국은 일본은 성토하지 않은 것이다. 도대체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과 한 단계 격상시킨 동맹관계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박근혜 정부는 MB정부의 친미(親美) 일변도 외교에서 탈피해 대중(對中) 외교를 강화했다. 이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냉정한 대북(對北) 정책과 맞물려, 한중(韓中) 관계가 격상되는 좋은 여건을 만들어냈다고 박근혜 정부는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행보를 보면 도대체 무엇이 나아진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방공식별구역에 관련한 일련의 문제에 있어서도 우리는 철저히 배제되어 왔다. 미국과 일본에는 하루 전에 선포하겠다고 통보했다는데, 우리에게는 30분 전에 통보해 주었다는 것이다. 시진핑이 박근혜 대통령을 얼마나 우습게보았으면, 이렇게 했을까? 이러고도 아름다운 한복의 자태니, 띄어쓰기 하나도 안되는 중국어를 해놓고서도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의 중국어를 구사했다고 구라를 칠 셈인가?
 
국가 간의 외교에서 실질적인 협력방안이나 산적한 현안 등 진정으로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무엇을 해 놓았길래, 외교를 이런 식으로 했다는 것인가? 결국 남은 것은 박근혜의 아름다운 한복 자태와 외국어 밖에는 없다는 역설적인 비판이 나오는 것을 박근혜 정부는 인식하고 있을까?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남은 전형적인 화이부실(華而不實)이 아닌가!
 
일본과의 외교 또한 마찬가지다. 국제간의 외교도 일종의 정치다. 싸우더라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간극을 줄여나가려고 노력해야지, 무조건 외면하고 무시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일본과 우리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한미일(韓美日) 동맹은 점점 와해될 수 밖에 없다. 최근 미국이 일방적으로 미국편을 드는 것도 바로 우리의 이러한 경직된 자세 때문이라는 해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 우리는 현재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미일 동맹에 균열이 갈 만한 짓을 초래한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MD)의 편입을 거부하고 있고, 환태평양경제권(TPP) 가입을 외면하고 한중일 FTA에만 몰두하다가, 최근에 TPP에 가입하겠다고 뒷북을 쳤는데, 가장 불편해하고 기분나빠하는 것은 미국이라는 보도까지 나온다.
 
현재 미국은 우리가 눈에 띄게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고 한다. 수많은 강대국 사이에 끼어있는 우리가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무시한다면, 그 댓가는 뻔할 수 밖에 없다. 한국전쟁 이전에 그어진 [에치슨라인]과 박정희 정권 말기에 미국 카터 대통령에 의해 주한미군이 감축되었던 역사적인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 물론 중국과의 친선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것도 맞다. 그러나, 그것이 헌신발 내던지고 새신발 신듯이 한다면, 자칫 우리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국은 현재 우리가 새로 친구를 사귀었다고 자신들을 점점 버리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는 이런 식으로 외교를 해선 안된다.
 
박근혜 정권을 보면 내치나 외교나 모두 너무 단순하고 순진하다. 다양성(多樣性)과 상대성(相對性)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도식적으로 양 극단의 것만 취하려 하고 있다. 야당이 우리의 적이 아니라, 함께 해야 할 국정파트너이고 또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또다른 구성원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모든 것을 대결의 구도로 접근하려 한다.
 
● 국제적인 관계도 마찬가지 아닌가! 미국이나 중국, 일본 모두 우리와 서로 다른 가치와 가치관을 가진 나라다. 내 편 아니면 네 편이라는 이런 순진한 발상으로는 우리의 국가 이익을 극대화할 수가 없다. 정상 간의 외교에서 당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받을 수 있지만, 후속의 정책적 실무적 뒷받침이 없다면, 모든 것이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기민하고 영활한 대처가 없다면, 자칫 대한민국의 외교가 무너질 수 있음을 다시한번 명심해야 한다. 지금처럼 국제사회에서 매번 무시당하고 왕따나 당하는 그런 식으로 외교를 한다면, 이는 곧 국가의 재앙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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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더펜관리자님에 의해 2013-12-06 07:21:32 토론방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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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 13-12-05 11:00
답변  
아라치님, 오랫만입니다.
바쁜 일은 좀 마무리 되셨나요?

박근혜정부가 소탐대실하고 있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