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펜
 
[칼럼]
 
 
작성일 : 13-11-18 20:28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
 글쓴이 : 문암
조회 : 1,485  
1995년 일본의 모 장관은 "일본은 식민지통치 시절에도 한국에 좋은 일을 많이 했다" 라는 망언을 했고, 그다음 해에는 일본총리마저 "독도는 일본영토" 라는 발언을 하는 등 일본 정계에서 식민지 지배의 정당성과 독도의 영유권 주장이 끊임없이 나돌자 이에 격분한 당시의 대통령 YS는 그러한 일본을 향해서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 라며 호통을 쳐 많은 국민들의 갈채를 받은 일이 있었다.
 그러나 연이어 터진 97년의 IMF 사태의 발발로 다급해진 YS 정부는 세계 제2의 경제대국임을 자랑하는 일본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한바 있다.
국가원수의 일거수일투족의 신중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증명한 예일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의 대북정책의 비젼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필요성을 언급할 때마다 "우리의 이러한 대북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도발해 온다면 강력한 응징을 하겠다" 라며 단호한 의지를 밝히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응징이란 강자가 못된 행위를 저지른 약자에 대한 '처벌행위' 라고 볼 때 우리의 군사력에 비해 강력한 핵무기를 비롯한 막강한 비대칭 전략무기를 배치하고 있는 북괴가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것을 상정한 '버르장머리 고치기' 의 응징이 과연 얼마나 가능할까?
만약에 2015년에 한미연합사가 해체되어 유사시 미 의회의 승인 없이 미국의 군사적 지원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에 성공한 북괴가 한국군의 응징을 유발하기 위한 국지도발을 일으킨다면 (낚싯밥으로 유혹한다면) 우리 군이 핵 공격의 반발을 각오하고 응징행위를 감행할 수 있을까?
아니면 천안함사태/연평도사태 때와 같이 두리뭉실 엄포나 놓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지는 않을까?
망나니를 응징하려면 그러한 망나니를 응징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각고의 노력이 우선 아니겠는가?
 
박근혜 정부 출범이래 일본의 아베 정부를 비롯한 극우 단체들의 反韓 무드가 확산되자 우리 국민들의 反日감정이 격화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마저 국내/외에서의 발언을 통해서 이와 같은 일본을 향해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유독 일본만을 왕따 시키는 외교행보를 보이자 양국관계는 더욱 냉각되는 분위기다.
 
물론 그 원인 제공자는 국력의 비교우위를 믿고 방자하게도 우리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한다든가, 일본의 한반도 식민통치가 제국주의 시대의 당연한 산물이라는 듯 피해자의 아픈 가슴에 대못질을 서슴지 않는 일본의 극우단체들과 언론들 그리고 일본정부에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문제는 한일관계의 악화가 불러 올 영향을 염려치 않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안보 문제다.
 
예컨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경우 일본정부의 지원을 받는 주일 미군이 한미동맹을 기초로 하여 지원에 임할 터인바 일본정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다면 주일 미군의 한국전 참여에도 차질이 생길 것은 자명하다.
 
또한, 극단적인 예가 되겠지만 만일에 독도 영유권 문제로 한일간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미/일동맹을 맺은 미국이 한/미동맹을 맺은 한국 편에 설까? 아니면 일본 편에 설까?
이 문제는 '국익 우선'을 외교의 기본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미국으로서는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이자 날로 팽창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의 국력을 중시하리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게다가 우리 정부가 지금의 박근혜 정부처럼 反日/親中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면 그 해답은 더욱 명확해진다.
중국은 우리의 제1 무역 상대국으로서 괄시할 수 없는 주변국이긴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주적인 북괴와의 상호방위 동맹국이고 우리의 동맹국인 미국의 잠재적인 적국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자고로 개인 관계나 단체관계에서는 물론이고 특히 국가의 운명에 직결될 수 있는 외교 관계에서 언어의 선택과 감정 표현의 신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슴 속에서는 비수를 갈고 있으면서도 마치 십년지기나 만난 듯 해맑은 웃음을 흘리며 정중한 예의를 갖추는 정상들의 엉큼스런 二重的 모습을 밉게만 볼 수 있겠는가?
소아(小我)를 희생시키더라도 대아(大我)의 편에 서 있는 국가 정상의 모습을 보는 국민들은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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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펜관리자 13-11-18 21:40
답변  
문암님,  안보의 중요성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봅니다.
대미, 대일, 대중, 대러, 어디 하나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편안한 밤 지내세요~ ^^
bluma 13-11-18 22:15
답변  
일본의 망동에 제동을 걸려는 최근 우리 정부의
반일,친중,친소정책은 미,일 입장에서는 객기로 보일 뿐입니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한,미,일 삼각동맹만이 답입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네요. 따듯하게 지내셔야 합니다~ 문임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