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펜
 
[칼럼]
 
 
작성일 : 13-11-11 23:33
난 독 증 10.
 글쓴이 : * 검 객 *
조회 : 1,567  
[[ 각하 ! ]]
 
존칭에 하(下) 자가 들어간 것은 윗사람에게 직접 맞대는 것은 불공(不恭)스럽다 하여 이를 피함에서 유래한 것이다.
 
황제를 일컫는 '폐하'는 섬돌 '폐'자를 써서 높은 계단을 말하는 것으로, 폐하라고 부르는 것은 '섬돌 아래'에 있다는 낮은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중국 자금성의 섬돌을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궁전의 섬돌이 엄청나게 길다. 신하는 섬돌 아래에 서고 황제는 위쪽에 앉는다. 섬돌 위에 있는 황제에게 아뢸 때는 직접 주상(奏上) 하지 못 하고 호위하는 근신을 통하여 주상해야 했는데, 폐하라는 말은 바로 거기에서 나온 것이다.
 
옛날의 건물은 위로부터 전(殿), 당(堂), 합(閤), 각(閣), 제(齊), 헌(軒), 루(樓), 정(亭)의 8 품계로 나뉘었는데, 이에 따라 전하, 당하, 합하, 각하란 말이 생기게 되었다.
우리나라 왕은 살았을 때 전하(殿下)라고 불리었다. 이는 중국 황제의 폐하(陛下)보다 한 단계 낮은 제후격의 호칭이다.
 
폐하는 궁전 뜰 저편 섬돌(陛) 아래서, 전하는 전각의 계단 아래서 부른다는 의미로, 높을수록 멀리 떨어져서 아뢴다는 뜻이 담겼다.
우리나라는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가 된 후에 비로소 폐하라고 불렀다.
 
이러한 유습은 예하(猊下), 성하(聖下), 좌하(座下), 귀하(貴下), 궤하(机下), 안하(案下), 족하(足下) 등에 남아 있다.
 
예하는 고승의 경칭으로 쓰는 말인데 직명이나 법명 아래 쓴다. 불교에서 각 종파의 으뜸 되는 어른을 ‘종정(宗正) 예하’라 일컫는 것은 그 예이다. 예(猊)는 사자라는 뜻인데, 부처를 사자에 비긴 데서 유래한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의 설법을 사자후(獅子吼)라 하고, 부처님이 앉는 자리를 사자좌(獅子座)라 한다.
 
성하는 가톨릭에서 교황을 높이어 이르는 말이다.
 
궤하, 안하는 책상 아래란 뜻으로 상대편을 높이어 편지 겉봉 따위의 상대편 이름 밑에 쓴다.
좌하, 귀하도 같다.
족하는 비슷한 연배 사이에서 상대편을 높이어 쓰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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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은 이런 호칭이나 격식의 의식 절차가 사라졌다, 일부의 종교인들 외에는.
현대화와 함께 민주화의 정신이기도 하다.
시대가 바뀌었고 정신도 바뀌었음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독립국가인 대한민국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지금도 그렇게 '하옵나이다... 주시옵소서'를 하는 것은 기독교의 기도에서조차 젊은 세대에게 개혁 대상이 되는 판이다.
 
그런데,,,
민주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대통령이 된 박근혜 정부에서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각하'를 들먹이는 보수의 무리가 있는가 하면,
일국의 의원이라는 자가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교포들의 신고된 합법적 시위에 대해 협박을 하면서 [ 각하의 심리 담당 ]이라는 보직을 수행하는 모습에서,,,
구시대보다 못한 심각한 식민지 그림을 보게 된다.
 
순방 중에는 여지없이 믿는 도끼들이 세계적인 기행을 펼치며 그 각하를 땅바닥으로 내동댕이 치는 사건으로, 순방을 악방으로 돌려치는 특유의 기술은, 참으로 이 정부의 독특한 콘셉트(concept)로 자리 잡은 격식이 되었다.
격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정부에서......
 
아니, 어쩌면 현 정부만이 아니라,,, 아직도 전두환 각하라고 하면서 영웅시하는 자들을 볼 때,,, 이것은 독재자들과 그 추종자들에게는 '불가불'한 '격식'인지도 모른다.
 
* 불가불 = 부득불 : 별 도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어쩔 수 없이.
 
어쩌면 입이 근질근질한 그들은, 민심이 어떻든 상관없이 각하라는 호칭이 명령된다면 다시금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를 충실히 연출하고도 남을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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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를 비롯한 구태의 격식들은, 사대주의의 비굴한 잔재이다.
 
관료주의의 문제 중 하나인 권위주의의 대표적 얼굴이다.
 
민주화를 역행하는 독재의 언어 쿠데타이다.
 
소통의 열쇠를 던져버리고 더 강한 콘크리트벽을 쌓는 격리의 자세이다.
 
국민을 섬기는 공복 중에 가장 으뜸이 되는 종으로서, 절대 불가한 명칭이다.
 
[ 시대와 명분과 정의를 거스르는 '난독증'의 표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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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라 불리고, 각하라 불리기를 좋아했던 자들의 말로와 평가를 보라.
 
서민 대통령을 원하고 그리워하는 새 시대의 목소리를 들어 보라.
 
[[ 각하(閣下)는 이미 각하(却下)된 구시대의 쓰레기일 뿐이다. ]]
 
이것을 난독할 때, 그들은 계속 과거 속에 살면서 과거로, 과거로만 갈 것이다.
 
대통령은 어떤 경우든 '위에 군림하는 자'가 아니라, 국민 아래 가장 낮은 곳에 있어야 진정한 대통령이 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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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펜관리자 13-11-17 07:58
답변  
검객님, 각하는 이미 각하된 구시대의 쓰레기인데, 그 쓰레기를 다시 그리워 하는 광인들이 있어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
     
* 검 객 * 13-11-18 11:44
답변 삭제  
아이러니하게 근래 회자하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쓰레기'라는 주연이 인기랍니다.

딱, 과거에 묻힌 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웃지 못할 일입니다.
[ 응답하라, 레이디 가카와 쓰레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