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펜
 
[칼럼]
 
 
작성일 : 13-11-10 19:46
우리의 국방력, 믿어도 되나?
 글쓴이 : 문암
조회 : 1,353  
지난 5일 국방정보본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의 김민기 의원이 국방부 정보본부장인 조보근 중장에게 "남한과 북한이 전쟁을 벌리면 어느쪽이 이길것으로 보느냐?" 라고 묻자 조 본부장은 "한미동맹에 기초해 싸우면 우리가 월등히 이기지만 남/북한이 1대1로 싸우면 우리가 진다" 라고 답하여 파문이 일고있다.
 
우리의 국력(경제력)이 북한에 비해 40배가 넘을뿐 아니라 북한에 비해 30배가 넘는 국방비를 지출하고도 북괴와의 1대1 전쟁에서 진다면 이건 언어도단 이라는 여론이 빗발 칠 것은 당연하다.
국방의 일익을 담당하는 국군의 고위 장성이 그런 패배주의적 발언을 공언한것도 문제려니와 우리 국력의 40분의1도 되지못하는 북한에게 전쟁에서 진다니 도대체 그동안의 우리 정부와 국방부는 국민혈세를 어디에 썼다는 말인가?
일이 이쯤되자 다급해진것은 이 나라의 국방을 책임진 국방장관이다.
 
조 정보본부장의 이와같은 답변이 있은 이틀후인 지난 7일 김관진 국방장관은 국회의 예산결산특위 정책질의에서 김광진 의원의 "북한과 1대1로 싸우면 이길 수 있느냐?" 라는 질문에 대해서 "국군이 미군의 도움없이 북한과 싸우더라도 결국 북한은 멸망하게 되어있다" 라고 답변하여 그의 수하인 정보본부장과의 180도 다른 의견을 제시하여 눈길을 끌었다.
도대체 국방장관과 그 수하인 정보본부장의 견해 차이가 왜 이렇게 180도 다른가?
국군의 정보를 총괄하는 정보본부장이 '한미동맹에 기초하지 않고는 북한과의 싸움에서 진다' 라고 단언하여 국민을 불안케한 공개발언도 문제려니와 '북한과 단독으로 1대1로 싸우더라도 북한을 멸망시킬 수 있다' 라고 단언한 국방장관의 석명(釋明)없는 단순 발언을 그대로 믿어야 할지도 의문이다.
 
생각컨대 북한군사정보 분야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조보근 정보본부장이 이와같은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데는 나름대로의 지식과 소신이 있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한미동맹에 기초하지 않으면 북한과의 1대1 전쟁에서 진다' 라는 그의 돌출 발언의 배경에는 그가 취득한 북한군사정보에 관련된 각종 정보를 토대로하여, 지난 노무현정권 이래 끊임없이 논의되어 오던 한미연합사 해체의 위험성을 지적하고자 하는 저의가 숨어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53년 휴전 이래 우리가 북괴의 남침유혹을 잠재우면서 인류역사상 기장 빠른 시일안에 최대의 경제부흥을 이룩할 수 있었던것은 초강대국인 미국과의 한미동맹에 기초한 한미연합사의 역활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이었다.
 
남/북한의 재래식 무기와 전투능력을 비교한다면 숫적으로 우세한 북한의 병력과 장비에 비하여 압도적인 국력(경제력)을 배경으로한 월등한 현대식 장비와 기술력을 보유한 우리측과 1대1의 남/북전쟁에서 '어느쪽이 이긴다' 라고 속단하기는 곤란하다는게 보수우익 성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북괴가 보유한 막강한 비대칭전락무기를 떠 올리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예컨대 머지않아 그 개발이 확실시되는 북괴의 경량화/소형화된 핵무기 개발이 현실화되어 미사일에 탑재하여 발사할 수 있도록 실전배치 된다면 한미연합사의 도움없이 이에 대항할 핵무기도 없고, 그렇다고 충분한 미사일 방어망 체제도 불완전한 우리의 방위능력을 믿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북괴는 1천톤으로 4천만명을 죽일 수 있다는 화학무기를 2천 내지는 5천여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미사일에 탑재하여 공격할 수 있는 현대화된 수천문의 장/단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우리의 수도권을 일제히 타격할 수 있는 지근거리인 휴전선 일대에 수천문의 장사정포를 배치하고 있는 호전적인 전쟁광 집단이 북괴다.
따라서 조보근 정보본부장으로서는 북괴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한미연합사의 해체를 막고자하는 간절한 심정에서 그러한 돌출 발언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
 
반면 김관진 국방장관은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노무현 정권에서 전작권환수 협약에 앞장섰던 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더불어 예정대로의 한미연합사 해체를 주장한 인물이다.
그가 종북주의자가 아니라면 한미연합사의 도움이 없어도 우리는 북괴와의 전쟁에서 북괴를 멸망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었기에 유사시(북괴의 남침시) 미군의 자동개입을 규정하고있는 한미연합사 해체에 동조한것 일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남/북한 1대1 전쟁에서 북괴를 멸망 시킬 수 있으려면 최소한 전술한바와 같은 북괴의 핵무기 공격, 생.화학무기 공격 그리고 휴전선 일대에 배치한 장사정포를 무력화(無力化) 시킬 수 있는 능력의 보유 이후에 논의될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장관은 이에대한 그 어떤 대안 설명도 없이 1대1 남/북전쟁에서 '북괴를 멸망 시킬 수 있다' 라고 했는데 과연 우리가 그의 말을 어떻게 믿어야 할지 의문이다.
 
이들의 상반된 주장을 듣자니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2년전에 일본에 파견됐던 통신사 황윤길과 김성일의 엇갈린 귀국보고가 떠올라 씁쓸한 심정이다.
당시 야당격인 서인에 속해있던 정사 황윤길은 풍신수길의 인물됨을 들어 조만간 왜적의 침략이 있을것이라고 보고했고, 반면 여당격인 동인에 속해있던 김성일은 쥐새끼같이 생긴 풍신수길의 용모를 들먹이며 왜적의 침략은 없을것이라고 보고했다.
이와같은 한심스런 엇갈린 보고에 대해 조선왕조의 으뜸가는 혼군(昏君)중의 하나였던 선조는 여당격인 동인들의 주장을 옳다고 받아들여 왜의 침략에 대비하지 않고있다가 임진왜란을 당하여 망국의 위기에 몰린바가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방미중에 오바마 미국대통령과의 공동성명에서 '예정대로 2015년 전작권을 환수(한미연합사의 해체) 하겠다' 라고 발표했다.
박대통령이 미국측의 압력에 굴복 한 것인지 아니면 박대통령이 자진해서 전작권을 환수하려는것 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대통령 취임 석달만에 방미하여 전격 이런 발표를 한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처사다.
당시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 이었다면 방미중인 박 대통령이 다른것은 다 그만두더라도 한미연합사 해체만은 연기 내지는 무효화 시키는 개가를 올려 주기를 간절히 바랬을것이나 대통령은 이러한 국민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꼴이 됐다.
물론 최근에 와서야 한미연합사 존치의 중요성을 깨달았는지 미국측에 힌미연합사 해체 연기를 요청 했다고는 하나 이미 대통령이 미국대통령과 공동성명에서 천명힌 사안을 번복 한다는게 가능 할지는 의문이다.
 
註: 한미연합사가 유지되는한 작계5027에 의거해서 북괴의 남침시 미국은 자동적으로 69만명의 병력과 5개 항모전단 160척의 군함 그리고 2600대의 항공기를 파견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아무리 한미동맹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작계5027이 자동 폐기되므로 미의회의 파병승인이 전제된다.
그러나 국민의 지지로 먹고사는 미국 정치인들이 과연 핵전쟁/화학전이 될지도 모르는 한국전에 미국민들의 뜻을 무시하고 파병 승인을 해 주겠는가?
특히 지금은 동서 냉전이 종식되어 미국의 국익상 한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크게 감소된 상황을 감안한다면 미의회에 우리의 운명을 맡긴다는것은 심히 위험스런 모험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을 국방의 철칙으로 삼으면서 적절히 우방 미국의 협조를 이끌어내어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탁월한 통치술이 새삼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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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더펜관리자님에 의해 2013-11-12 05:33:56 토론방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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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올 13-11-10 20:23
답변  
문암선생님, 오랫만에 글을 접합니다. 요즘 건안하시지요?

국가안보에 대한 해박한 말씀에 공감하며, 무엇보다 국가안보가 중요함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됩니다.
주노 13-11-10 21:29
답변  
선생님, 건강하시지요?

농사 지으신것 작황은 어떠신지요?? ^^
bluma 13-11-10 23:13
답변  
오랫만에 뵙습니다. 문암선생님..
별고없이 잘계시지요?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십시요..
문암 13-11-11 12:30
답변  
해올님,주노님,bluma님 감사합니다.

번잡스런 사람들과의 어울림 보다는 대자연에 묻혀 지내는게
마음은 편합니다.
씨를 뿌리고 싹이 트는것을 바라보면 대견스러워 보이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것을 바라보면 인간이 식물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점차 추워지는 날씨에 건강 보살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