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펜
 
[칼럼]
 
 
작성일 : 13-10-25 21:33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고민할 문제
 글쓴이 : * 검 객 *
조회 : 1,846  
왜, 박근혜여야 했는가 ?

현상에 집착하고 그 현상유지에 급급하여 본질을 직시하지 못하거나 간과할 때, 불행은 현상으로 다가오고 그 본질마저 점령한다.

'거짓'의 어원을 보면 박근혜와 현 정국을 살피는 데 도움이 된다.
'겆'이라는 '거죽'을 어원으로 하는 거짓은 원래 지금과 같은 나쁜 뜻만은 아니었다.
가죽이나 살갗을 의미하는 '껍질'이나 '포장'에서 연유한 이 말이,,, 그 속의 살이나 내용물을 제대로 담고 있지 않거나 부실하거나 아예 없을 때에는 그 '겆'은 참의 반대개념이 되고야 만다.
속임수나 사기와 동등한 내용의 뜻으로, 내용 부실한 형식을 말하기도 한다.
어쩌면,,,
내용이 부실할 때 우리는 형식에, 껍질에, 살갗에, 격에 더 신경을 쓰게 되기도 하다.
물론, 알찬 내용이 있으면서 그 격조를 높일 때라면 그 격이야말로 금상첨화로 평할 수 있고 그 내용과 함께 빛나는바, 비로소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라고 자신할 것이지만 지금의 국정이나 박근혜 자신이나 우리 국민 모두 예서 너무나 거리가 먼 거죽으로 덮여있음에 자가당착에 빠진 우리를 보게 된다.

일천하고 부실한 우리네 민주주의 시도 역사와 함께, 우리에게 교과서적이고 튼실한 내용을 가진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아직 없다.
상황으로 보면 이 대물림을 끊을 방도가 녹록지 못할 것으로 마음을 부여잡으면서도 '아직'이라는 희망 섞인 부사어를 억지로 붙들고 쓰는 것은, 비단 이 나라 사람이라면 내 한 마음만은 아닐 게다.
적어도 지난 대선에서 투표자 과반수가 박근혜 후보를 찬성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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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정치인이 부재하거나, 있어도 이내 발기부전을 만들면서도, 때마다 이런저런 발기인이라고 모여서 정당입네 계파네 만들고 떠드는 시정잡배식 정치판에서,,,
정치인 박근혜나 대통령 박근혜를 논하는 자체가 이미 필요성과 설득력에 힘이 없다.

김구로 시작하여,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부터 이제까지 - 완벽한 인간이 있을 수는 없지만 - 제대로 된 지도자나 대통령이 있었던가 ?
혈맹의 전우애나 그 더러운 애국심에서 억지 점수를 줄 뿐,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에 걸맞은 자들은 없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알량한 정통성을 자의적으로 조작하면서 지금까지 좌충우돌의 한국역사를 풀칠하고 있다.
문제는 풀칠(호도) 정도라면 애교로 넘어갈 일이지만, 패악질(오도)까지 되어서는 지금처럼 온통 나라를 최대 분열국가 중의 분열국가로 더 세분화하면서 비굴한 통치자로 군림하게 된다.

이런 고질병이 심화한 가운데, 이제 민주주의 본연의 피가 심장에서 뿜어지며 체질개선의 맥놀이로 뛰기 시작했다.
본능적인 호르몬 분비는 세대를 뛰어넘는 디지털의 알고리즘으로 늙고 병든 독재의 틀을 게임처럼 쳐부수면서 점령하고 있다.
손에 손마다, 장소 장소마다, 시간이 나는 언제라도 이 무서운 자생본능이 발휘되면서 급기야 SNS(눈)라는 첨단무기까지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무서운 광풍 앞에서 마지막 기성세대의 불안과 공포는, 쉽게 버전 낮은 구형 기기를 택했고 이제 이 기계의 약정기간만큼은 최소한 바람막이를 세운 형국이 되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고정 지지자들은 있는 것이지만, 당락에 결정적인 캐스팅보트 역할자인 중도파의 표심은 결국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택했다.
이명박에게 표를 던지던 마음도 있겠고, '미워도 다시 한 번' 표도 있겠고, 내심 부정부패의 아이콘인 남자를 기피하면 그나마 개선될 희망이 있겠다 싶은 기대표도 있었겠고, 야당이 미덥지 못한 비판적 지지표도 상당수 있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불법선거니 여당의 프리미엄이니 근소한 차이니 하는 '현상'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분명한 본질을 파악하고 톺아보는 것은 그 어떤 것을 앞서는 중요한 '내용'이라 할 것이다.
자꾸 형식과 격과 틀을 내세워 왜곡하려 하는 이 정권 앞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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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개인적인 쓴소리로) 대선 기간을 통해 'NLL만은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그 선은 소탐대실의 패망선이 되어 두고두고 판도라 상자가 될 것이다.'라고 했건만,,,
박근혜 후보는 덥석 그 선악과를 베어 물고 삼키고, 주변의 아담들에게 건넸다.
아무리 변명을 하고, 무화과잎으로 치부를 가려도 신의 눈(SNS)을 벗어날 수는 없다.
그리고 그 스스로 택한 저주의 그림자는 지금 여지없이 하나씩 다가오면서 명줄을 죄고 있는 판국이다.
 
아슬아슬했던 형국이 결코 지지 표심대로 나오지 않았을 것임에 대한 합리적 의심은 이제 외신까지도 떠벌일 정도로 크게 불거져버렸다.
 
루머가 팩트가 되고, 거죽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
화합을 주창했던 공약이 유신 회귀와 독재본능으로 나타나는 것과 함께......
결국, 내용물이 부실하고 콘텐츠가 가짜였기에 외형과 포장으로 기망했음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10. 26이 다가왔다.
 
피차, 자신과 시국과 미래에 대해 톺아보아야 할 시간이다.
역사에 눈 감는 자, 미래가 없다는 말을 즐기는 대통령이기에 더욱 이렇게 말하게 된다.
특히 이 나라 여건으로는, 박근혜 본인의 입장에서는,
[ 역사에 눈 흘기면서 정상적인 미래를 맞을 수 없기 ] 때문이다.
 
안철수 열풍이 열기만큼 후유증이 많았던 것처럼, 아열대 희망이 더 혼란의 한반도만 만들었음에,,,
예년보다 더 을씨년스런 10월의 마지막 밤들이다.
기대치와 온도 차가 너무도 큰 이 나라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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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 13-10-25 22:16
답변  
검객님,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 다수의 국민들이 박근혜를 택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약 7~8%의 표심이동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검 객 * 13-10-25 22:43
답변 삭제  
상황이 그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1. 그 부동표를 잡던 초심이 독재 회귀로 - 후퇴나 변경이나 지연이 아닌 - 사기성으로 비쳐진다는 배신감이고

2. 근본적으로 '총체적 부정선거'였다는 것이지요.

1번의 문제는 지금부터라도 자세를 바로잡고 최선을 다하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2번이라면 박 정권의 성향으로 볼 때 지리하고 엉뚱한 난국의 연속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1,2번 모두라면 예측불허의 전쟁에 준하는 어려움이 닥칠 것이지요.

그때에는 북한도 외신도 글로벌 큰손들도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면서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서 상상 외의 일들이 벌어질 수 있으니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