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펜
 
[칼럼]
 
 
작성일 : 13-10-09 23:22
우이과(又貳過)의 서청원과 국민들의 냉소
 글쓴이 : 아라치
조회 : 1,522  
()나라의 공자(孔子)는 정공(定公) 시절 대사구(大司寇 : 지금의 검찰총장)에 임명되어 당시의 세력가 집단인 삼환(三桓)을 견제하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아 관직을 버리고 천하를 13년간 주유하였다. 그리고 67세에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저술작업에 매달리며 왕성한 만년을 보내었다.
 
당시 노나라는 애공(哀公)이 다스리고 있었다. 애공 또한 삼환의 전횡 속에 제대로 왕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공자를 불러 인재를 추천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자 공자는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제자 안회(顔回)를 추천하였다. 천하는 이유는, 안회가 불천노(不遷怒)하고 불이과(不貳過)한 인품을 가진 군자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공자는 이러한 추천의 변(), 마지막에 그런 안회는 이미 죽고 없다고 하였다.
 
공자의 이런 말 속에는 여러 가지 함의가 담겨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역시 당시 세상에는 추천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을 역설적으로 강조한 말이기도 한 것이다. 여기에서 불이과(不貳過)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즉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고 잘못할 수 있으나, 한번 실수한 뒤 다시는 그런 잘못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고, 사실 그러한 경지에 오른다는 것 또한 간단한 것이 아니다.
 
흔히 과이불개(過而不改)라는 말이 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려고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과즉불탄개(過卽不憚改)라는 말도 있다. 잘못을 저지르면 고치려고 하는 것을 꺼리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과즉필개(過卽必改)라는 말도 있다. 즉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유치원생에게 말해도 알아들을 만한 이야기다.
 
드디어 전과자 서청원이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열여 거창한 출정식을 열었다. 여당의 국회의원들이 벌써부터 그에게 줄을 서려고 죄다 몰려가서 그에게 눈도장 찍기에 바쁘다. 나는 서청원이 안회 같은 군자라고 여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한때 언론사 기자 까지 지냈던 그가 한번 잘못을 범해 교도소에서 교도(矯導)를 받고도 또다시 범죄를 저지른 뻔뻔하고 파렴치한 전과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에, 기어코 이런 인간을 국회에 박아 넣으려는 박근혜 대통령이 딱할 뿐이다.
 
그가 처음 저지른 잘못은 소위 이회창 후보의 차떼기 주범이라는 사실이었다. 물론 그의 항변대로 자신을 위해서 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무슨 공익(公益)을 위해 그런 짓을 한 것도 아니다. 결국 권력을 잡아 그 권력을 부리고 권력을 위해 그런 짓을 한 것이다.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불법을 자행한 것이다. 한 때는 기자까지 한 사람이 말이다.
 
서청원의 두 번째 잘못도 자신을 위해 그랬던 것이 아니다. 결국 박근혜를 위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어디도 듣도보도 못한 한 대구벌의 쫄부 딸년을 비례대표로 밀어넣고 천문학적인 돈을 공천헌금을 받았다. 만약 양정례가 돈을 써서 국회의원이 되었어도, 그녀가 그럴만한 자질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모르겠다. 서청원은 그냥 땅이 무지하게 많은 한 여자의 [딸년 국회의원 만들기] 프로젝트를 도와준 에이전트짓을 한 것이다.
 
한번 그런 짓을 해서 감방까지 가서 교도(矯導)를 받았으면, 자숙하고 성찰하면서 다시는 동종(同種)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야 적어도 상식이 있는 인간이고, 또 일국의 국회의원 감이라 할 것이다. 그런 그가 똑같은 짓을 두 번이나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나 자신을 위해 한 일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불이과(不貳過)는 고사하고 우이과(又貳過)를 하고도 저렇게 당당할 수 있다니, 참으로 X같은 세상이 아닐 수 없다.
 
오늘 서청원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새누리당의 황우여가 가서 거창한 축사(祝辭)를 하였다. 새누리당에 꼭 필요한 인재이고, 당선되면 7선의 신선같은 국회의원이시란다! 주지하다시피 황우여는 판사 출신이다. 황우여가 능력없고 멍청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제 양심과 영혼까지 판 껍데기만 남은 정치인이라는 생각에 다시 한번 박근혜가 불쌍해진다.
 
하는 인사(人事) 마다 죄다 실패했고, 이젠 겁이 나서 감히 공기업 인사도 하지도 못하고 계속 공석으로 남겨둔 박근혜다. 결국 믿을 놈 없다고 이젠 하다하다 저런 전과자 데려다가 당을 진두지위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원칙과 기본이 결여된 인간이 이끄는 집권여당, 박근혜는 든든할지 모르지만, 지금 국민들은 냉소를 퍼붓고 있다.
 
자가 왜 무능하고 한심하고 멍청한 애공(哀公)에게 사람을 추천해 주지 않았는지를 박근혜는 새삼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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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 13-10-10 06:47
답변  
아라치님, 박근혜의 국정수행 능력이 걱정입니다.
능력이 없으면 인사라도 잘 해야 하는데, 앞으로도 4년 반을 어찌 보아야 할지....
정말 조마조마 합니다.

잘 지내시고 계시지요?
반무현 13-10-14 00:26
답변 삭제  
박근혜와 서청원을 동급으로 보는 어리석음을 본다.
서청원과 박근혜가 무슨 관련이란 말이냐. 이 나라 대통령이라 해서 개인적 정치행태까지
마구잡이로 끌어다 욕보이는 민주당식 사고방식이 더펜의 본질이라면 잘못된 일이다.
민주당이 어떤 정당인가. 이석기를 만들어 낸 원흉이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