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펜
 
[칼럼]
 
 
작성일 : 13-08-06 13:03
선의의 차명거래도 처벌하자고? 제 정신이냐?
 글쓴이 : 애국시민
조회 : 1,404  
1993년 8월 12일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 의해 전격 실시되었던 금융실명제, 나는 이 사건을 비교적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당시 증권사 객장에서 금융실명제의 위력을 온몸으로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로서는 단군 이래 초유의 대사건으로 평가받았고 증권시장에는 그야말로 주가에 영향을 주는 악재 중 메가톤급에 해당되었기 때문이었다. 발표되자 말자 주가는 단기 폭락을 했다. 당시 많은 투자자들이 망연자실했다. 그런 이유로 비교적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또렷하게 기억하는 것이리라.
 
 
 
최근 국내 정,재계를 강타한 비자금 조세피난처 논란 속에 일부정치인들이 남의 이름을 이용한 차명거래를 전면 금지하자는, 즉 현재 실시중인 금융실명제를 더욱 강화하는 법안을 상정하고 있어 논란이 뜨겁다. 일부 정치인들과 경제계 인사들이 국제적으로 악명이 높은 조세피난처등에 숨겨놓은 비자금 규모가 가히 세계적인 수준임은 이미 언론의 발표를 통해알려져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일 것이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금융실명제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으로 차명거래의 원천금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구체적으로는 누구의 계산으로 하든지 실명이 확인된 계좌를 명의자 재산으로 간주해 실권리자의 반환 청구를 금지하도록 했다. 여기에 질세라 다른 의원들도 경쟁적으로 나서서 한마디씩 거들고 있는 형국이다. 이종걸 의원은 차명 거래 위반시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규정을, 박민식 의원은 차명계좌 거래에 대해 과징금을 최대 30%까지 매기고 단계적으로 처벌하자는 입장이다. 결국 이 상태로 나가면 올해 9월 정기국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차명 거래 금지를 강화하는 내용의 금융실명제법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그들의 주장들은 현 시점에 대비해 보면 일견 타당해 보이고 정의구현에 앞장서는 올바른 몇 안되는 국회의원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들을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 보면 당장 모순점들이 드러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한마디로 관련 입법 개정 주장들이 지나치게 근시안적이자 여론편승적인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작금의 금융실명제 관련법 개정 움직임도 일단은 거부감부터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많은 국민들이 인지하는 것처럼 그동안 얼마나 많은 법들이 포퓰리즘에 경도된 일부 정치인들의 여론몰이식 결정에 졸속으로 처리되어 그에 걸맞는 큰 시행착오들을 불러왔는가? 그러한 임시방편성 미봉책들은 결국 국민 생활에 불편을 주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어 오히려 비능률로 인한 사회적 비용만 키웠을 뿐이었다. 우리 정치권은 국민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들에 대한 법률 개정을 할 때 많은 경우 그때그때마다 이슈화된 여론에 편승하여 오도해 왔다는 실증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금 글쓰기 하면서 떠오르는 것들만 해도 그렇다 이번에 죽음을 택한 남성연대 성재기씨의 경우를 봐도 그렇다. 물론 아직도 OECD국 중 여성들의 사회 진출 비중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느닷없이 이슈가 되었던 여성들의 권익 향상 주장에 앞 뒤 재지 않고 여성부를 급조하여 많은 예산들을 몰아주다시피 집행하였다. 그 이면에 남성보호 단체들에 대한 지원은 없었다. 항상 음지는 있게 마련인 것이다. 완급을 조절하면서 피해를 입게 되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정책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남남갈등, 세대 간 갈등에 이어 이제는 남녀갈등까지 야기된 상황으로도 보인다. 그 것을 우리는 졸속이라 부르는 것이다.
 
 
 
 
 
 
현재 강화된 금융실명제 관련법 개정을 주장하고 있는 의원들의 주장대로 법개정을 한다면 장 큰 피해자 계층은 다름 아닌 선의의 차명거래를 하고 있는 즉 대부분의 소위 힘없고 빽없는 서민들이 될 개연성이 클 것이다. 우리 솔직하게 살펴보자.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 경제 구조에서 그래도 소시민들이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 원천이 무엇이던가? 다름 아닌 계모임, 친목모임이 아닌가? 이땅의 국민들 중 한 두개 친목모임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 없을 것이다. 내 경우도 그렇다. 당장 차명거래 금지와 아울러 명의자로 금융자산을 귀속시키면 친목회 총무 명의로 되어있는 자산은 어떻게 되겠는가? 그럴리는 많지 않겠지만 약간의 유혹에 그것도 법적으로 보장이 된다면 아수라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역대 정부들에서도 합의된 선의의 차명은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참 세상 이치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자들이 정치를 한답시고 떠들어 대는 것이 가소로울 지경이다. 개정 금융실명제 법 시행으로 선의의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법위반등으로 처벌받는다면 과연 작금의 관련법 개정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보는 가?
 
 
 
 
 
삼성 월마트 아이비엠 애플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왜 하나같이 공식적인 조직에 올인하지 않고 이른바 사내 비공식적 조직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고 있는 지 그대들은 정녕 눈치채지 못했는가? 현대 자본주의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전략은 기업의 가치와 성과 극대화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사람이며 그 사람을 움직이는 동기유발의 원천 또한 조직구성원들의 만족도에 달려있다는 만고 불변의 진리를 알았기 때문인 것이다. 자고로 진정으로 성공한 정치는 국민들이 대통령이 누군지 지역 국회의원이 누군지 모르는 경우라고 하였다. 그만큼 정치인들에게 요구할 일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가뜩이나 팍팍한 서민들의 삶에 소위 국민을 위한다고 떠들어 대는 국회의원들이 모처럼 의욕적으로 하겠다고 하는 작금의 일이 또 이렇다. 진정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직도 헤매고 있다. 제발 정신차려라. 언제까지 눈가리고 아웅하는식의 포퓰리즘 정치로 일관할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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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 13-08-06 13:21
답변  
애국시민님, 역시 경제통의 혜안이 빛을 발합니다.
이렇게 좋은 글을 그동안 왜? 숨겨 두셨습니까??

오늘 서울은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 집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정론직필 끊임 없으시길 바랍니다. ^^
애국시민 13-08-06 13:44
답변  
주노님 지나친 과찬이십니다. 24일 시험을 치르는데..사실 거의 공부를 못했습니다. 그져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임하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내일 수요일 서울 갈 것 같기도 한데...일단 오후에 전화 드리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bluma 13-08-06 13:47
답변  
오랫만에 납시셨습니다. 애국시민님~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어 자주 방문하시라는
부탁도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금싸라기 같은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 주셔서 감솨합니다 ㅎㅎ

어떻게든 문상을 갔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애국시민 13-08-06 14:03
답변  
블루마님 반갑습니다. 일정을 조율 중인데 만약 내일 가능하다면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