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개헌을 언급했다.
최경환은 친박의 실세 중 핵심 인사다. 그가 대통령 단임제의 단점을 지적하며, 대통령 중임제로의 개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말이 청와대와 공감했을 것이라 보며, 최경환의 개인적인 소신 발언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동안 개헌에 대하여는 '블랙홀' 속에 갇혀 입 밖에 낼 수도 없는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개헌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국민이 행복해진다고 그렇게 떠들어도 콧방귀도 없던 곳에서 갑자기 개헌의 필요성을 들고 나온 것을 보면, 박근혜 정부가 어렵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개헌이란 말은 분명 박심이 없이는 결코 나올 수 없는 발언이다. 아무렴 어떠한가, 지금의 시대에 꼭 필요한 주제이며 미래로 나아갈 좋은 기회며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인 치적이 될 것이 확실한 것이니, 개헌이 성사되면 잘 된 일이다.
구태에서 벗어나야 할 절체절명의 끝자락에 우리는 서있다. 개헌의 형태는 국회에서 협의하여 대한민국 미래에 가장 좋은 형태의 개헌을, 국민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법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당연히 대통령 중임제도 포함되는 것이겠지만, 그 외에도 국격을 높이는 정치를 하도록 해야 하며, 특히 국민의 짜증을 유발하는 패거리 정치, 지역감정이 만연한 정치, 죽기 살기의 폭력적 정치, 민심 외면 정치를 타파하고 협의와 협력의 정치로 틀을 만들어야 한다.
여, 야의 죽기 살기식 싸움 정치를 타협의 정치로 바꾸자고 '국회선진화 법'을 만들었다. 그 당시 법이 만들어진 핵심에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있었다. 불과 몇 년이 지나 그것이 또 껄끄러운 법이 되었으니 바꾸자고 한다. 이런 몇 년도 내다보지 못하는 정치를 계속 답습한다면 결국 국민들만 불행해지는 것이다. 멋도 모르고 우르르 부화뇌동하는 국민들도 문제다.
지금은 대한민국의 헌법이라는 옷을 갈아입어야 할 때이다.
6,29 선언으로 독재정치의 막을 내리고 만든 지금의 헌법은 장기집권의 유혹을 제거하기 위해 만든 단임제다. 당시는 독재정치의 트라우마 때문에 단임제로 못을 박아서라도 민주화를 확실히 하고 싶었다. 이제 어언 30년이 되어가는 동안 우리의 민주주의 역량도 충분해졌고, 국 내외 정치정세도 많이 달라졌으니 그에 걸맞도록 법을 고치는 것은 순리적인 정치 행태다.
대통령의 '블랙홀' 한마디에 수면 아래로 숨었던 개헌론은 그동안 조용히 번져가고 있었다. 그 한 축이 '분권형 대통령제'와 '대통령 중임제'인 국가권력에 대한 개헌이고, 또 한 축이 '지방자치 분권'이다. 특히 지방자치 분권은 각 지방자치 별로 그동안 세미나 등을 통하여 물밑에서 그 필요성을 확산해 가고 있는 중이다. 대통령이라고 대다수 국민의 바람을 막을 수 있겠는가?
박 대통령은 이제 '개헌 블랙홀'을 거두어 내시기 바란다.
많은 학자들과 정치인들이 주장하고 심지어 국회의원의 대다수가 찬성하는 개헌을 대통령이 가로막는 것이 결코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블랙홀을 화이트홀로 바꾸는 획기적인 선언을 대통령이 직접 하시는 것이 좋겠다. 그 길이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보장하는 확실한 길이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측근들은 심사숙고하여 개헌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대통령에게 진언하기를 권고한다.
개헌안에 대하여는 이미 여러 가지가 나와 있다. 그것을 서로 검토와 조율을 통해 여, 야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남발하여 국익을 해치는 정치를 종식하고, 서로 협의 협력하는 협치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그 길이 방만한 정치비용을 줄이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다. 여러 가지 개헌안 중에 꼭 권력을 분할하는 분권형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바로 여, 야가 모두 국정에 깊이 참여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공개적으로 개헌에 대한 깊은 논의를 하는 것이 좋겠다.
대통령과 정부의 행위도 신뢰가 가지 않고, 정치권의 정치행태도 신뢰하기 힘든 지금, 무엇인가 정치적 돌파구가 필요한데, 그 길이 개혁의 핵심인 개헌이라고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목소리를 등한시하고, 단편적인 이벤트성으로만 난국을 돌파하려 하는 인상을 주는 것은 희망을 찾는 국민들의 마음을 전혀 읽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엉클어진 정국을 풀고 상생의 정치를 발현하는 일이 최선이다.
역사 교과서 문제도 출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큰일이다. 정치적인 변수가 너무나 많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해결해 줄 출구에 개헌이라는 이 시대 가장 큰 이슈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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