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펜
 
[칼럼]
 
 
작성일 : 15-05-03 22:33
국가 지도층의 양심 불감증, 심각한 수준이다
 글쓴이 : 문암
조회 : 1,684  
소위 성완종 게이트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들의 작태를 보느라면 100여년 전 나라를 왜에 넘겨준 당시의 국가지도자들의 썩어빠진 정신상태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보여 실망스럽다.

자원개발 비리 혐의로 구속 수사의 위기에 몰린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은 구속수사 만은 면해보려고 그동안 공을 들여왔던 정치 실세들의 도움을 받고자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수포로 돌아가자 소위 성완종 리스트라는 메모를 남기고 자살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있는 8명의 정권 실세들로부터 구속수사 만은 피해보려던 희망이 좌절되자 그들에게 과거에 건네줬던 금액을 포함한 명단을 남기고 자살한 것이다.

금품을 이용한 인맥형성의 귀재(?)로 알려졌던 성완종이 절망 끝에 자살하면서 남긴 성완종 리스트는 일종의 배신감에 대한 보복성 유서에 다름아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있는 이들 8명의 정권 실세들은 한결같이 돈을 받은 일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단 한명이라도 이실직고가 있으련만 리스트에 거론된 8인 모두가 성완종의 돈을 먹은 바 없다니 그렇다면 성완종은 죽으면서 까지 8명이나 되는 선량한 공직자들에게 누명을 씌웠다는 것인가?
그들의 주장을 빌리자면 성완종 리스트는 마른 하늘의 청천벽력이다.
도대체 아무런 잘못이 없는 나에게 뇌물죄를 뒤집어 씌우는 이유가 뭐냐는 것이리라.
하기는 죽은자는 말이 없고 산전수전 다 겪은 그들이 돈을 받았더라도 증거를 남기지 않았을 터이니 "증거를 내놔봐라" 라고 당당하게 역공을 펼칠만도 하다.
아무리 못된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사정당국이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로 판결하면 그때부터 선량한 피해자로 둔갑돼 보이는 법리를 교묘히 이용하려는 지식인 특유의 가증스러운 작태에 메스거움을 느낀다.

그러나 돈을 줬다는 성완종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초등학교 5년 중퇴의 학력이 고작인 성완종이 이나라 최고의 학력과 권좌를 누리는 이들 실세들과 금전 수수나 물질적인 관계 이외의 교유(交遊)가 있을 턱이 없다.
특히 학벌과 권력상의 인맥이 인간을 평가하는 우리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성완종이 이들에게 그 어떤 금전적 특혜를 베픈 바도 없는터에 이들 실세들에게 감히 구명 요구를 했을리도 없을 것이고 설사 부탁을 거절당했다고 치더라도 그들에게 누명을 씌우면서 죽을 이유는 더욱 없다.
따라서 많은 기업인들이 그래왔듯 성완종도 이들에게 유사시를 대비한 뇌물에 의한 보험을 들었을 터이고 이들은 보험금만 타먹고 증거를 남기지 않은채 보신(補身)을 위해서 오리발만 내밀고 있다는 가설이 성립된다.
이나라 최고의 학벌을 자랑하는 지식인이자 국가의 운명을 걸머진자들이 일개 무식쟁이 죽은 기업인과 벌리는 비열한 게임을 보자니 젊은 청소년들 보기가 참으로 부끄럽고 나라가 걱정된다.
게다가 이러한 사실들을 시시각각 접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뭘로 보겠는가?
이들 중 단 한명이라도 "나의 잘못이다" 라고 이실직고 하는 인물이 그토록 없단 말인가?


한편 성완종은 노무현 정권시절 경제사범으로 복역중 두차례레 걸쳐서 특별사면 되었고 특히 두번째의 특별사면에서는 사면자 명단에서도 공개되지 않은 사실이 발견되어 뒷거래 의혹이 짙다.
이때 두차례의 사면 때 문재인은 민정수석과 대통령 비서실장에 재임중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이 사건을 모를리 없건만 사면은 법무부 소관이니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 이라고 오리발만 내밀고 있다.
특별사면의 최종 결정권자가 대통령이니 당연히 민정수석이나 비서실장이 모를리 없건만 "증거 있으면 내놔봐라" 라는 식으로 시치미를 떼면서 逆攻에는 용감무쌍하다.
사면권자가 죽고 없으니 마음 놓고 오리발을 내밀었겠지만 이것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심장을 관통했던 4.29 재보선의 완패는 무엇으로 설명하려는지 궁금하다.

상황이 이쯤 되자 새누리당의 모 최고위원은 성완종 게이트를 일컬어 성공한 로비와 실패한 로비 라면서 "한(노무현) 정권은 로비가 잘 통한 정권이었고, 또 다른(박근혜) 정권은 로비가 전혀 안 통하는 정권" 이라며 애써 박근혜 정권의 청렴성(?)을 강조하려 했다.
과연 그럴까?
뇌물을 먹은 만큼의 특혜를 주는 자와 뇌물은 먹었으되 특혜를 거부한 배신자 어떤자가 옳고 그른가?
뇌물은 먹었으되 대통령의 서슬퍼런 비리척결에 지레 겁을 먹고 간청을 거절했더라도 로비가 안 통한 청렴한 정권이라고 강변할 수 있는가?
뇌물을 받았을 때는 이미 특혜를 줄 것이 암묵적으로 약속이 됐다고 보지 못하는가?
정치 지도자쯤 되는 인물의 도덕관이 이쯤되면 양심에 털이난 조폭이나 다를게 무엇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4.29 재보선 투표 하루 전날인 28일 성명을 통해 서완종 게이트에 연루된 사건을 철저히 수사할 것을 강조하면서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사면은 예외적으로 특별히 국가가 구제해줘야할 필요가 있을때에 한하되 국민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 라고 말해 노무현 정권의 의혹에 싸인 성완종 특별사면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적어도 박근혜 대통령 만큼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는 인물이다.

박근혜 의원 자신이 MB 정권의 약점을 이용해서 지난 18대 총선과정에서 친박연대의 대표인 서청원이 피렴치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복역중에 있을 때 박근혜 의원은 MB정권의 약점을 이용해서 서청원의 사면/복권을 탄원(실은 압력)했고 MB 정권은 8.15특사에서 서청원을 특사명단에 포함 시킨데이어서 벅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특별복권까지 시켜줬지만 박근혜 당선인은 이에 대해 가타 부타 언급이 없었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을 터이다. 
자신의 힘으로 국민들도 납득할 수없는 특별사면/복권되어 지금은 어엿한 국회의원 뱃지마져 달고 친박의 좌장행세를 하고 있는 서청원을 곁에 두고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다.

정치인 관료를 비롯한 국가지도자들이 일반 국민들 보다 더 좋은 특별대우를 받는 것은 멸사봉공(滅私捧公)하여 국민들의 귀감이 되라는 국가의 명령이지 결코 그들이 잘나서 그런 대우를 해 주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러한 公人들이 일반 국민들이 눈쌀을 찌프릴 정도로 더 파렴치한 작태를 보인다면 국가기강은 무너질 수밖에 없고 국가기강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은 3류국가 5류 국가로 추락될 수밖에 없다.
윗물이 지저분하게 썩었는데 아랬물이 맑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도급 인사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쥬 정신이 절실한 싯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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