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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작성일 : 15-03-24 19:43
주객이 전도(顚到)된 한심한 5.24조치 해제론
 글쓴이 : 문암
조회 : 1,506  
MB정권이 선언한 5.24 대북 제재 조치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최소한의 보복이다.
우리에게 강력한 힘이 있었다면 열 배 아니 백 배의 앙갚음도 모자라겠으나 핵무기를 비롯한 각종 비대칭 전략무기를 갖추고 있는 저들에게 함부로 무력적 보복을 할 수가 없어서 그 정도로 그쳤으리라 믿는다.
생각하면 생각 할수록 우리 역대 정부의 안이한 국방력 대비의 게으름이 통분할 뿐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서 참으로 요상한 말들이 친북 야당도 아닌 여당의 일각과 정부 내 고위층에서 쏟아져 나오는 소위 '5.24 조치 해제를 못 해서 안달이 난 듯한 언질들' 이 쏟아서 나와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한편에서는 "우리가 아니다" 라고 발뺌하는 북측을 향하여 "제발 시인(천안함 폭침을)하고 재발 방지 약속만이라도 해달라 그러면 5.24조치 해제해 주겠다" 라며 마치 쓸개 빠진듯한 애걸복걸로 국가의 자존심을 구기더니 다른 한편에서는 "솔직한 시인이 아니더라도 그와 비스므레한 언질만 줘도 좋다" 라며 한 술 더 뜨는 자가 있어 도대체 5.24조치를 해제해서 얻으려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천안함 폭침이 북괴의 소행이라는 것은 이미 국제 조사단에 의해서 확인된 바이니 굳이 저들이 시인을 하지 않더라도 그리고 사과하지 않더라도 사건의 진상은 불변이다.
따라서 피해자인 우리 측에서 시인과 사과를 구걸할 게 아니라, 가해자 측에서 진사품(陳謝品)이라도 싸 들고 와서 '다시는 여사한 일을 저지르지 않겠다' 라고 애걸복걸하더라도 우리 국민과 정부가 입은 피해보상 없이는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버티는 것이 정상이 아니던가?
그런데 때린 놈은 못 하겠다고 버티고 있는데 맞은 자가 제발 친하게 지내자고 애걸복걸하는 주객이 전도된 꼬락서니가 이 나라 말고 지구 상의 東西古今 어디에 있었는지 궁금하다.

뭐가 아쉬워서 이렇게 되었는가?
남북교류를 터서 물밀듯 밀려들어 가게 될 우리의 자금이 김정은의 선군정치의 젖줄을 만들어 주어 어쩌자는 것인가?
그렇찮아도 2013년 김정은이 개성공단 공원 철수로 깽판을 칠 때가 김정은에게 주는 젖줄을 차단하는 절호의 기회를 박차므로서 저 악의 불씨가 우리를 계속해서 괴롭히고 있지 않는가?

물론 5.24 조치가 해제되면 그동안 중단됐던 남북교류가 재개될 것이고, 우리 정부가 자나 깨나 고대하던 남북대화가 재개되어 대통령이 그토록 원하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가 순조로이 진행되리라는 기대감도 있을 터이다.
그러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라는 대북 유화정책은 대통령의 뜻일 뿐 국민의 뜻이라는 검증을 받은바 없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5.24 조치 기능은 현재 유엔을 비롯한 우리의 맹방인 미국에 의해 진행 중에 있는 대북 경제 제재의 일환도 된다.
그런데 우방의 면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나 다름없는 5.24 조치 해제를 아무런 보상도 받지 않고 해제해 주겠다니 도대체 당신들의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저 악마나 다름없는 자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주면 감지덕지하리라는 몽상에 젖어 있다면 지금이라도 제정신을 차리기 바란다.

부언하거니와 5.24 조치의 해제는 적어도 천안함 폭침에 대한 손해배상, 유족에 대한 김정은의 직접적인 사죄와 더불어 충분한 위로금 그리고 이와 유사한 도발이 있을 경우 그 어떤 보복 행위도 감수하겠다는 선언문을 유엔총회에 발송하여 국제적인 인증을 받아서 아예 대못을 박아두어야 한다.
그게 싫다면 5.4 조치의 해제는 결코 없으리라는 단호한 모습을 보여서 억울하게 수중 고혼이 된 우리 수병들에 대한 최소한의 위로라도 해야 한다.
그것이 곧 주권을 가진 국가의 정부가 해야 할 책무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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