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에서 당선된 이정현 의원을 두고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극복한 선거혁명이라는 극찬이 정부 여당뿐 아니라 대부분의 언론들 조차도 연일 찬양 일색 이다.
그렇다면 이정현 후보가 어떻게 선거전략을 펼쳤고 유권자들은 어떤 동기로 선거혁명을 이룩했는가의 사연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새누리당의 불모지인 전남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호남당 이라는 애칭(?)을 자랑(?)하는 새민연의 후보를 큰 표 차로 누르고 승리 했으니 그 사연이 어떻든 간에 세상이 깜짝놀랄 이변인 것 만은 사실일 터이다.
특히 그가 승리를 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으로는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역임한 사람 답지않게 허름한 이웃집 아저씨와 같은 순박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당 차원의 지원 유세도 마다하고 낡은 자전차를 타고 골목골목 누비면서 서민들에게 접근하는 성실함과 이에 걸맞게 순천.곡성 지역 주민들의 지역주의를 타파하려는 의식이 어울려서 이룩한 선거혁명 이라는 평이다.
물론 이러한 선거전략이 그의 당선에 영향을 미쳤을 것임은 틀림 없겠으나 그러한 현상이 선거 이변을 불러 일으킨 주요 요인으로 보기에는 의문 또한 없지않다.
물론 종북성향의 정당 후보에게 그것도 그들의 텃밭에서 패배를 안겨준 것은 크게 자축해야할 쾌거이긴 하나 좀 더 냉철한 차원에서 그 내용을 살펴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혁명'이라 함은 '낡은 관습이나 제도 또는 방식을 무너트리고 새로운 역사를 창출하는 파격적인 일'이라고 요약할 수 있으며 이는 대체로 긍정적인 측면이 강한 사회 변혁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정현의 승리는 독특한 선거전략이나 유권자들의 지역주의에 얽매이지 않은 선진화된 선거 결과라기 보다는 이제까지 우리 사회에 누적돼 온 구습(舊習)을 효과적으로 잘 이용한 선거전략과 이에 화답한 지역 이기주의의 영합 그리고 행운 마져 겹쳐서 만들어 낸 결과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60여년에 걸친 우리의 선거 역사에서 이정현 류의 선거전략은 이번이 처음만은 아닐 뿐만 아니라 순천.곡성의 유권자들이 지역주의를 탈피하려는 의식이 강했다 라기 보다는 오히려 지역 이기주의의 산물에 가깝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이정현의 승리를 선거혁명이라고 말하기에는 석연치않은 측면이 많다는 얘기다.
이정현은 천하가 다 아는 왕의 남자다.
따라서 그의 선거공약이라면 믿어도 좋을만큼 대통령으로부터 특별한 신임을 받는 정치인이다.
2007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가 경선에서 패하자 그를 돕던 대부분의 측근들이 제 살길을 찾아 뿔뿔이 떠났으나 이정현만은 끝까지 의리를 지키므로서 박근혜에게 감동을 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게다가 이정현은 박근혜 대통령의 유일한 호남출신 측근일 뿐 아니라 주군을 믿고 방자하게 굴던 많은 측근과는 달리 그 어떤 정치적 스캔들이나 잡음도 없던 충직한 정치인 이기도 하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정현은 마치 세종대왕이 그토록 아끼던 황희 정승 만큼이나 소중한 인물이고 믿을만한 인물일 터이다.
그러한 그가 그의 고향인 순천.곡성에서 1년 8개월짜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지역 국회의원 후보의 공약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파격적인 선거공약을 내 걸고 한 말은 "한 번만 기회를 달라, 일을 잘못하면 1년 8개월 후에 바꾸면 되지 않느냐" 였다.
시시하게 1년 8개월짜리 국회의원을 하기 위해서 청와대의 홍보수석을 버린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순천.곡성의 일꾼으로 남을 수 있기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음을 시사 하면서 자신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는 왕의 남자로서의 자신감을 은연중에 내 비친 것이다.
그는 출마의 변으로 "청와대의 홍보수석 이라는 직위를 버리고 고향에 내려와서 미치도록 일하고 싶어서 이다"라면서 호남 홀대론에 멍든 유권자들을 자극하면서 파격적인 선거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호남에 예산폭탄을 퍼 부을 자신이 있다'라며 '순천.곡성을 포함한 전남 동부권을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기 위한 대 개조사업을 10년 이내에 달성하겠다'라면서 각종 사업을 거명하며 약속했고, 청년 일자리 확보를 위해서 산업단지에 대기업 유치를 약속 했으며, 순천대에 의과대학 유치를 약속했고, 순천만 정원의 국가 정원화 현안을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약속 하는 등 수천억원이 소요될 공약들을 약속 했다.
이러한 그의 선거공약은 그가 확실한 왕의 남자임을 상기한다면 구호에만 그치지 않으리라는 기대감을 유권자들에게 심어 주기에 충분했을 터이다.
게다가 그에게는 행운마져 뒤 따랐다.
그의 유일한 선거 라이벌인 제1야당의 서갑원 후보는 뇌물을 받아먹고 의원직을 박탈당한 비리 정치인이고,그러한 그를 순천.곡성의 후보로 공천한 새민연은 세월호 특별법 발의와 권은희의 광주지역 후보 공천 등등의 파렴치한 저질정치에 식상한 민심이 크게 떠난것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순천의 인근 지역인 여수와 광양의 산업단지에 직장을 둔 외지인들 다수가 순천에 거주하고 있어 호남지역을 기반으로하는 새민연이 타 호남지역에 비해 불리한 점도 작용했을 터이다.
결국 새누리당의 이정현이 새민연의 텃밭에서 크게 이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지역 이기주의의 민심을 백분 활용한 전략이 먹혀들어 갔다고 봐야한다.
그가 만일 왕의 남자가 아니고 예산폭탄 이라는 공약을 하지 않았어도 그리고 종래의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는 새민연이 공천한 후보가 비리 정치인이 아니었어도 새누리당의 이정현이 당선 될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랬더라면 연거푸 두번씩이나 낙선의 고배를 마셨던 광주에서의 실패를 반복했을 개연성이 높다.
이상을 살펴 보건대 정치인 이정현이 이제까지 보여준 정치적인 역량을 보거나, 순천.곡성의 유권자들이 망국적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의식이 선거혁명을 이룩했다는 극찬은 아무래도 어색하기만 하다.
정치인 이정현의 평판이 아직은 일천할 뿐만 아니라, 호남지방의 많고 많은 선거구 중에서 유독 순천.곡성의 유권자들만이 지역주의 타파에 선각자적 위치에 있다고 보기에는 이정현의 파격적인 선거공약이 석연치 않다.
지역민의 지역이기주의를 이용하려는 후보자는 유권자들의 지역이기주의를 부채질할 위험이 있고, 지역민들의 과도한 지역이기주의는 그들이 선출한 국회의원을 망칠 수도 있음을 간과 해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이란 그를 선출한 지역민의 대표자일 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대표자도 됨을 명심할 일이다. 과거에 현직 대통령의 형이라는 某 국회의원이 형평성 있게 이용돼야할 국민의 혈세인 국가예산 중 막대한 예산을 따내 자신의 선거구에 예산폭탄을 퍼 부었다가 X망신을 당했던 전례를 국회의원이라면 남의 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4-08-05 07:39:47 토론방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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