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펜
 
[칼럼]
 
 
작성일 : 14-07-12 20:46
2천원과 노인들, 정치인들은 사람도 아니다
 글쓴이 : 박사
조회 : 1,739  
자원 재활용, 쉽게 말해 고물상이다. 내가 이 일에 종사한다. 고철, 플라스틱, 폐지 등을 사들여 큰 업자에게 넘긴다

지난달 결산해 보니 폐지 부분에서 50여만원 적자가 났다. 킬로그램당 20원 정도 마진을 붙여 큰 업자에게 넘기는데 왜 적자가 나나

나 사는곳은 인천 서구 검단이다. 고물상도 검단에서 하는데, 아주머니들이 마트나 장에 갈때 끌고 다니는 조그만 카트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박스나 신문지 등을 싣고 오셔 내게 판다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에게 내가 폐지를 매입하는 가격은 오르락 내리락 하지만, 킬로그램당 대략 70원에서 90원 정도에 매입하는데, 한 카트 가득싣고 오셔봤자 1천 5백원에서 2천원 정도다

허리가 90도로 굽어 펴지지 않는 할아버지나 할머니도 있다. 한쪽 다리를 질질 끄는 할머니나 할아버지도 있다. 폐지값을 지불하면 중풍끼인지 뭔지 손이 달달 떨어 잘 받지도 못하는 할아버지나 할머니도 있다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은 곧잘 싸움도 하신다. 거기는 내가 파지 줍는 구역인데 영감이...할멈이 왜 줏어 갔느냐고 싸움을 하신다. 이 싸움은 어찌나 격렬한지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처절함이 들 정도다

대체 이 노인분들이 왜 폐지를 주우러 나오시나? 심심풀이로 용돈을 벌려는게 아니다. 먹고 살려고 하신다. 싣고 오신 폐지를 저울에 달라치면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은 눈에 불을 켜시고 저울을 노려본다. 저 폐지가 밥이고 라면이며 수도세고 가스인데 행여 내가 저울을 속여먹을까 그러실거다. 그만큼 절박한 것이다

1천이나 2천원 정도 되는 돈을 지불하면 할머니나 할아버지는 돈을 세고 또 세며 주머니 깊숙한 곳에 넣고는 손으로 두드려 확인까지 한다

이런 할머니나 할아버지들 싣고 온 파지값이 1천2백원정도 나오면, 난 차마 그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때론 2천원, 1천 5백원을 드리는데, 이래서 지난달 파지값 부분에서 50여만원 적자가 났다

개중엔 파지 속에 물을 뿌려 가지고 오시는 분도있다. 무게를 더 나가도록 하기 위해서인데, 난 모른척 하지만 속으로 눈물이 난다.  이것도 적자에 크게 일조했다

지난 총선에서, 지난 대선에서 복지를 외쳤다. 그중 노인복지를 유독 두드러지게 외쳤다. 표현과 방법만 다르지 노인분들에게 뭐든지 주겠다고 했다. 그들이 노인분들을 상대로 공약한 것 반만 지켜졌어도 폐지를 주으러 나와야만 할 정도로 절박하고 다급한 할머니나 할아버지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때 하루 폐지값 1천5백원이나 2천원에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절박한 전국 수많은 노인분들은 얼마나 반가웠겠나. 결국 정당과 정치인들은 저 불쌍한 노인분들에게 표 도둑질과 표 사기를 한것이다

신문과 텔레비젼 뉴스를 보기싫다. 그토록 열심이던 인터넷상 게시판에도 오기싫다. 매일이 정쟁이다. 정치 잘하자고 하는 싸움이 아니다. 상대 당이고 반대하는 정권이라서 죽여야 한다는 싸움이다

하루 1천이나 2천원 때문에 누워있어도 시원찮을 몸을 이끌고 파지를 주우러 나와 때론 자기들끼리 나와바리 다툼 피터지게 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전국에 수두룩 한데, 그만큼 정치의 사각지대는 많고 큰데, 이것들을 놔두고 그저 상대 당이고 반대 정권이라서 죽여야 한다고 싸우고 있다

대한민국 정치는 분명히 잘못 가고있다. 정치인들은 그 누구 가리지 않고 모두 반성해야 한다. 그 누구 가리지 않고 반성해야 하는 정치인들만 있는 지금 이시간의 대한민국은 분명 정치적으로 불행하며 암울한 것이 틀림없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4-07-13 08:56:45 토론방에서 이동 됨]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