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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작성일 : 14-02-14 10:47
朴대통령 주변의 정상(正常)적인 사람들
 글쓴이 : 아라치
조회 : 2,214  
● 1991년 강경대의 죽음으로부터 촉발된 민주화 열기는 실로 대단했다. 많은 학생들이 자살했고, 국가는 이들을 추모하는 학생들을 강제로 진압하며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억울한 일도 많이 발생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소위 [강기훈 유서대필 의혹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전무후무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당시 김기설 전국민족민주연합 사회부장의 분신자살 사건에 대해 검찰은 김기설의 친구였던 강기훈이 김기설의 유서를 대필하고 자살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기소해 처벌한 바 있다. 형법상 자살 관여죄에 대한 대법원 판결 가운데 실제로 죄로 인정된 유일한 판례였고, 강기훈은 법원으로부터 목격자 등 직접적인 증거도 없이 국과수의 필적 감정결과와 정황에 따라 자살방조 및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3년에 자격정지 1년 6월을 선고받고 1994년 8월 17일 만기 출소했다. 
 
● 그러나 사건 발생 16년 만인 2007년 11월 13일 대한민국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강기훈 유서대필 의혹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고 국가의 사과와 재심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2012년 대법원의 재심이 개시되었고, 2014년 2월 13일 재심 판결에서 대법원은 당시 검찰이 제시한 필적 감정이 신빙성이 없으며, 유서 대필 및 자살 방조에 대해 무혐의·무죄로 다시 판결하였다. 이로써 강기훈씨는 16년 만에 혐의를 완전히 벗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당시 이 사건을 담당했던 사람들은 누구인가? 실제로 이들이 강기훈을 범인으로 보았을 수도 있고, 아니면 범인으로 끝까지 오인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또한 이들이 특정한 목표와 목적에 의해 강기훈을 범인으로 몰아갔을 수도 있다. 진실은 이들의 양심만 알 뿐 누가 알겠는가? 그런데, 현재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이 내린 결정을 왜 후배법조인이 뒤집느냐고 불쾌하게 여기고 있다고 한다.  
 
● 당시 수사 책임자 중의 한 사람이 강신욱 당시 서울지검 강력부장이었다. 강신욱 부장은 이후 서울지검 형사1부장과 2차장을 거쳐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2000년 대법관을 지낸 뒤 2007년 박근혜 캠프 법률지원 특보단장을 지냈다.  
 
그리고 1991년 5월 강기훈씨에게 구속영장을 직접 청구한 수석검사는 신상규 변호사로, 그는 지난해 2013년 7월에 대검찰청 산하 사건평정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이 직책은 ‘무죄 확정 사건 중 검사들의 과오(過誤)’를 살피는 자리이다. 본인의 과오는 제대로 평정을 했는지 궁금하다.  
 
남기춘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산하 클린정치위원장과 박근혜정부 첫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았던 곽상도 변호사, 그리고 박 대통령의 외곽조직인 대전희망포럼의 윤석만 공동대표도 수사팀 멤버였다. 강기훈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신상규·남기춘·곽상도 등 검사들이 조사 과정에서 욕을 하고 잠을 자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랬던 사람이 집권당의 ‘클린’ 위원장이고, 청와대의 ‘민정수석’이었다는 것이다.  
 
가장 압권은 당시 검찰총장은 정구영 변호사였고, 법무부 장관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결국 당시 공안사건의 총지휘자들이 공교롭게도 대개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측근이라는 것이다. 
 
●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 쇼트트랙 선수를 언급하면서 체육계의 오랜 부조리와 잘못된 관행에 대해 언급했다.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사회개혁의 기치 하에, 체육계의 비정상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를 손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박대통령의 이런 의지에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① 국민을 상대로 한 선거에서 거짓말과 사기질을 일삼는 것은 정상일까?  
② 주댕이로는 원칙을 말하면서 자신이 원칙을 하나도 지키지 않는 것이 정상일까?
③ 국가의 정보기관이 간첩은 안잡고 선거에 개입했는데도 이를 덮으려 하는 것은 정상일까?
④ 국민들이 자질과 능력을 의심하면서 반대하는 사람들만 골라서 장관에 비서관 등에 앉히는 것은 정상일까?
⑤ 그리고 한 사람의 인권과 인생을 저렇게 무너뜨렸던 파렴치한 놈들을 자기 주변에 앉히고 권력을 지멋대로 쓰는 것은 정상일까?
 
현재 강기훈씨는 억울한 과거 때문에 심신이 많이 약해진 상태이고, 오랫동안 암투병을 해 왔다. 그리고 당시 저 사람에게 실형을 선고했던 사람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해와 같은 성은을 입어 우리 사회 가장 높은 꼭대기에서 자~알 먹고 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사회의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인 것이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4-02-14 20:35:49 토론방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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