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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0-28 17:22
은행나무가 비난 받을 일 아니다.
 글쓴이 : 소담
조회 : 1,384   추천 : 0   비추천 : 0  


늦은 가을 은행나무 가로수가 노란 잎으로 물들었다. 시민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어린시절 책갈피에 몇 잎 끼워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 색깔도 색갈이지만 잎의 생김새가 유별나다. 부채모양 같기도 하고 오리발모양 같기도 하다. 오리발모양이라고 압각수라 부르기도 한다. 심은지 20여년이 되어야 열매가 맺어 손자 볼 나이에 열린다고 공손수라 한다. 대체로 식물들은 곰팡이나 세균들에 의하여 병이 발생하거나 벌레들의 침식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농약을 많이 뿌리는데 유독 은행나무는 자체적으로 이런 병과 벌레들을 이겨내는 힘이 있다. 공해를 이겨내고 맑게 하는 힘도 탁월하다. 그러다보니 은행나무는 청정하게 늠름하게 어디서든지 잘 자란다. 따라서 천연기념물 보호수도 많다. 또한 이들 나무에 연루한 전설도 다양하다. 의약품으로 신약 개발도 활발하다. 몇 가지 약제는 우리들의 생명을 지켜주는데 유용하게 이용된다.

 

공해와 병해충에도 강하여 가로수로 많이 심었다. 전국에 은행나무 특화된 길도 많고 단풍철에는 축제도 열린다. 은행나무 열매 은행은 식용으로 맛도 일품이고 요리에 귀하게 이용된다. 그러다 보나 은행이 떨어지면 너도나도 주었다. 욕심이 많은 사람들은 장대나 망치를 가지고 털었다. 가로수가 견디지 못하게 망가지기도 했다. 정부당국은 일일이 지키지도 못한다. 그러다 보니 꾀를 내 나무를 지키려한 것 같다. 가로수의 은행을 털면 절도죄에 해당되기 때문에 하지 말라고 했다.

 

이때만 해도 시민들은 비닐봉지를 가지고 주워갔다. 어느 날 갑자기 언론에 가로수 은행나무의 은행은 공해로 중금속의 덩어리이고 먹으면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했다. 이런 기사를 접한 시민들은 아무리 맛있는 은행이라도 먹기가 꺼림칙하다. 그 때부터 은행은 발에 밟혀도 거들도 보지도 않고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문제는 이 천덕꾸러기 은행 열매를 밟으면 미끄러지거나 터져 고약한 냄새가 난다. 벌래도 이 냄새를 싫어한다. 일반 동물들도 먹지 않는다. 오히려 먹으면 중독현상을 일으키고 피부에 닿으면 알레르기도 생긴다. 열심히 주워다 먹든 시민들은 당국에 불평불만을 제기한다.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다른 자웅이주이다. 가로수는 수나무를 심어야 은행열매로 인한 불편이 없다. 수나무 접목묘를 심으면 될일이지만 번거롭고 경비가 많이 들고 오늘 같은 일이 생기리라고 예측을 하지 못했거나 별 생각 없이 심었다. 근래에는 과학이 발달하여 어린 묘목에서도 유전자검사를 통하여 암수나무 구별이 가능하다. 앞으로는 수나무만 심으면 된다. 문제는 이미 조성된 가로수를 베어내고 큰 나무를 심으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그 경비가 한그루 당 백여만 원 소요된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새로 갱신할 때 까지 열매를 주워서 식용을 해도 괜찮다고 이실직고하기 바란다. 만약 은행같이 말랑말랑한 두툼한 껍질을 감싸고 있는 은행이 중금속에 오염되어 치명적이라면 나 같은 사람은 이미 살지도 못했을 것이다. 감과 대추를 겉 껍질체 먹는 과실은 먹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나는 오늘도 이웃집에 주는 사과대추와 단감을 맛있게 먹고 있다. 주위에 널 부러진 은행도 주어다 잘 먹는다. 유독 은행나무가 비난 받을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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