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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방]
 
 
작성일 : 18-06-13 09:35
1994년 제네바합의를 아는가, 그렇다면 반드시 투표하라,
 글쓴이 : 한신
조회 : 1,371   추천 : 0   비추천 : 0  
6.12 싱가포르 미,북 공동성명이 나왔다. 트럼프가 엊그제까지만 해도 CVID가 없는 합의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그토록 큰 소리쳤던 CVID는 빠지고 일고의 가치조차 없는 허접, 맹탕 내용으로 되어 있어 지구상의 악동들이 주고받은 두루뭉술한 낙서장에 비교될 만큼 한국의 입장에서는 최악이었다. 또한 4.27 판문점 선언과 크게 달라진 것도 없었다. 오히려 싱가포르 회담이 왜 열렸는지 그 점이 더 수상하게 보였을 정도로 트럼프 자신에 대한 자화자찬과 김정은에 대한 찬사일색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회담은 정직하고 직접적이었고 생산적이었다면서 안보와 번영을 위한 역사적 인물로 기록될 것이라고 문재인 식 어법을 사용하여 살인 독재자를 영웅으로 미화시키는 발언까지 하여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고 어안을 벙벙하게 만들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싱가포를 회담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70대의 트럼프가 손자뻘 되는 30대 중반의 김정은의 손에 의해 수염이 뽑혀나갈 정도로 철저히 농락당한 회담이었고, 트럼프 역시 나대기 좋아하고, 으스대기 좋아하며, 폼 잡기 좋아하는 영웅심리에 젖은 장사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경박한 대통령일 뿐이라는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린 회담이라는 점에서 김정은의 완승, 트럼프의 완패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트럼프의 결정적인 가벼움은 뜬금없이 등장한 70년 동맹의 가치를 단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워딩에 있었다,. 고차원 물밑 방정식이 오고가는 국가 간의 외교를 장사꾼의 마케팅쯤으로 여기는 트럼프다 보니 김영철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 국빈급 환대를 할 때부터 이미 불길한 전조(前兆)가 감지되기는 했지만, 하루아침에 이렇게 무섭게 변하는 것을 보면, 모종의 외생변수가 떠오른다. 외생변수란 바로 장막 뒤에서 펼쳐지는 외교를 말한다.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 정의용 실장은 뻔질나게 미국을 드나들었다. 어쩌면 이때부터 장막 뒤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대신하여 미국과 끈질기게 협상을 벌였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마치 CVID를 고집하면 회담이 성공할 수가 없으니 4.27 판문점 선언 수준이라도 합의하여 공동성명을 발표해 달라, 또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는 말도 언급해 달라고 통사정을 했을지도 모른다. 만약 실제 외교비사가 존재했다면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지만 그때가 되면 책임 물을 당사자들은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혹자는 종이조각 한 장에 완전한 비핵화 노력이라는 문자가 들어있다고 해서 드디어 평화시대가 왔다고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합의가 김정은이 트럼프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시간벌기용 기만술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후속 세부실무회담에 들어가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런 공동성명이 나오게 되었는지 짐작이 가능하겠지만 앞으로의 협상은 어쩌면 비핵화가 아닌 군축회담의 성격을 띠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으로 봐야 한다.
 
어제의 공동성명은 20059.19 합의와 199410월 제네바에서 있었던 미,북 기본합의문 보다 훨씬 더 후퇴되어 있었기 때문에 제네바 합의를 거론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제네바 기본합의서가 채택될 무렵은 북한이 핵개발에 착수하기 전에 이루어진 합의문이었다. 검증과 실행에 대한 내용도 비교적 상세하게 나와 있다. 그런데도 기본합의문에는 핵 특별사찰을 통한 핵 의혹 해소문제, 핵 동결과 관련시설 해체, 국제원자력기구에 의한 감시 보장, 핵확산금지조약복귀, 핵 연료봉 처리, 경수로 건설 지원, 대체에너지 제공을 포함하여 미국과 북한 간에 정치적 경제적으로 완전 정상화 내용과 핵이 없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며 국제적 핵비확산 체제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이와 같은 내용을 이행하기 위해 미국과 북한은 합의 후 3개월 이내 양측은 통신 및 금융거래에 대한 제한을 포함한 무역 및 투자 제한을 완화시켜 나아간다고 되어 있으며, 쌍방의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한 이후, 양측의 진전에 따라 대사급으로까지 격상시켜 나아간다는 내용도 들어 있으며, 또한 미국과 북한은 핵이 없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되 미국은 북한에 대한 핵무기를 불위협 또는 불사용에 관한 공식 보장을 제공하고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일관성 있게 취하게 되어있으면 남북대화에도 착수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켜 체제보장을 약속했다.
 
또한 미국과 북한은 국제적 핵 비확산 체제 강화를 위해 북한은 핵 비확산조약(NPT) 당사국으로 잔류하며, 동 조약상의 안전조치협정 이행을 허용해야 하고, 경수로 제공을 위한 계약 체결 즉시 동결 대상이 아닌 시설에 대하여 북한과 IAEA간 안전조치 협정에 따라 임시 및 일반사찰이 재개되며, 경수로 공급계약 체결 시까지 안전조치의 연속성을 위해 IAEA가 요청하는 사찰은 동결대상이 아닌 시설에서 계속되어야 한다는 내용과 북한은 경수로 사업의 상당 부분이 완료될 때, 주요 핵심 부품의 인도 이전에 북한 내 모든 핵물질에 관한 최초보고서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검증하는 것과 관련하여 IAEA와의 협의를 거쳐 IAEA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포함하여 IAEA 안전조치협정을 완전히 이행한다고 검증절치를 확실히 해 두었다.
 
그 당시 미국과 북한이 이렇게 합의를 했지만 북한은 합의서 내용의 실행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5년을 끌었고 그 사이 비밀리에 핵개발을 착착 진행 시켜 온 결과 제네바 기본합의문은 휴지조각으로 변하고 말았다. 어제 싱가포르 성명서 내용을 보면 트럼프가 이때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았다는 흔적은 없고 제네바 합의 때 보다 더 성급하고 조급했다는 감이 들기도 한다. 이로서 한국의 운명은 미증유의 시대로 돌입하는 초입에 들어섰다.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회가 입안 중인 주한미군 철수 반대법안의 통과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그 첫 걸음이 오늘 실시되는 투표장에 모두가 나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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