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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방]
 
 
작성일 : 18-04-30 11:18
어차피 김정은은 두손 들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글쓴이 : 한신
조회 : 1,515   추천 : 0   비추천 : 0  
남북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났다. 때가 때인 만큼 만남 자체도 의미가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질적으로 이행이 가능한 내용으로 되어 있느냐가 키 포인트다. 내용이 진실을 담보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행이 되어야 하고, 그 실행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함이 고도로 요구된다는 의미를 곱씹어야 한다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보면 온갖 미사여구로 장식된 평화협정문 뒤에는 꼭 전쟁이 있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현 정권이 장악하고 있는 다수의 언론매체에서는 현재까지는 종이 조각에 불과한 판문점 선언문에 한반도 비핵화라라는 단 한 줄의 글귀가 들어 있다고 해서 마치 북한 핵폐기가 이미 이루어진 듯, 역사적인 회담이니. 평화시대가 도래했다느니 하면서 시시콜콜한 신변잡기,에 불과한 내용까지 진한 분칠을 덧칠해가며 거의 하루 종일 선전선동에 앞장서는 보도행태는 국민을 신기루에 빠지게 만드는 나치독일의 환각제가 연상되어 섬뜩한 느낌마저 안겨주고 있다.
 
어차피 김정은은 가만히 내버려두어도 제 발로 걸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김정은이 핵실험에 따른 인공 지진 등으로 인해 이미 폐기수준에 처해 있는 풍계리 핵 실험장을 공개한다고 해도 그것이 북한의 핵폐기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김정은이 공개된 세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한 유엔의 대북한 제재와 압박정책은 과거 미국의 역대 어느 정부가 추진했던 제재와 압박과는 비교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정도로 실효성이 매우 강한 올코트프레싱으로 일관했기 때문이었다.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적어도 작년 6차 핵실험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의 제재라고 해봤자 과거 김정일 시대에 있었던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간주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북한 핵폐기 문제에 대해서만은 그 어느 정부보다 집요하고 단호했으며 강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정권에 치명상을 입힐 방안을 마련하여 실행하라면서 시진핑을 압박했다. 트럼프에게는 중국 경제의 아킬리스 건에 해당하는 무역제재와 환율조작이라는 양날의 검이 있었고, 이 검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자 중국 정부도 어쩔 수 없이 강력한 제재 대열에 본격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했고 그러자 김정은이 북한 지배층을 대상으로 사용할 충성맹세용 통치자금이 급격히 줄어드는 현실 앞에 동물적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미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선언했다. 핵은 전시에는 막강한 무기가 되지만 핵을 가졌다고 해서 돈이 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핵보다는 돈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더 이상 버터 봐야 돈줄만 더욱더 막힐 것이므로 차라리 핵 장사를 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하여 국면 전환용으로 들고 나온 것이 2018년도 신년사였던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신년사에는 느닷없이 대남 유화 메시지와 평창올림픽의 성공 기원이 들어 있었으니 말이다. 김정은 신년사는 마치 동네 깡패가 하루아침에 천사로 둔갑하는 마술에 불과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환호했고 정부에 장악당한 언론매체와 종북세력은 문재인 정부의 환호에 힘을 실어주어 여론을 한 방향으로 몰아갔다.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대북한의 제재는 MB정부의 5.24 조치가 기점으로 박근혜 정부를 비롯하여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가 6차 핵실험 이후 꺼내든 원유수입 제한조치와 코피작전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이후부터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어정쩡한 시기에 출범하여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면서 김정은을 밖으로 끌어내는데 손만 잡아 준 것 외엔 별로 한 일이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래도 스포트라이트는 문재인이 받았고 정권의 나팔수들은 문재인을 평화의 구도자로 만들기 위해 광란의 선전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일까, 문재인과 김정은이 만나 서로 악수를 나누고, 수차례 포옹하고, 밀담을 나누며, 소나무를 심고 부부동반으로 같이 밥을 먹고 사진 찍는 자질구레한 장면을 핵페기라는 메인 주제보다 더 크게 부각시키는데 언론매체가 총동원 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물론 선언문도 나왔다. 내용에는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을 위해 적대행위 전면중지, 종전 선언, 평화협정을 위한 주변 강대국과의 회담, 8.15 이산가족상봉, 등 여러 가지가 나왔지만 전면적인 핵 폐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어쩌면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를 인정하면서 핵동결을 기정사실화 해주기로 밀약을 했을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가 분명히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는 데도 문재인은 많은 것을 양보했기 때문이다. 참으로 경솔한 것은 서해 북방한계선을 평화수역으로 지정하겠다는 것과 10.4 선언 합의 사업추진, 그리고 과거 남북선언과 모든 합의 철저히 이행과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해위 전면 중지, 단계적 군축 실현에 동의를 해주었다는 것이다.
 
이중에서 서해평화 수역 지정은 영토문제인 NLL포기 논란과 맞닿아 있고, 10.4 선언 사업 추진과 과거 남북 선언에 나오는 모든 합의의 철저 이행은 엄청난 일방적 퍼주기 예산이 들어가는 내용이며, 전면적 적대행위 중지와 단계적 군축 실현은 궁극적으로 미군철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판문점에서 하루 종일 미소를 띠우며 각종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그렇다고 해서 포악한 김정은의 실체가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야릇한 그 미소 속에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 그것을 읽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쨌거나 김정은은 이제 테이블 위로 나왔다. 아니, 누가 뭐라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나오지 않으면 안 되게끔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키는 트럼프가 잡았다. 이것이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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