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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06 12:05
김정은이 미소짓고 나올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글쓴이 : 한신
조회 : 1,395   추천 : 1   비추천 : 0  
문재인 정부 대북 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은과 전격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세계가 보란 듯이 북남관계를 활력 있게 전진시키고 조국통일의 새 역사를 써나가자는 것이 우리의 일관하고 원칙적인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말했고 만찬 분위기에 대해서는 동포애 적이며 진지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으며 동포애의 정이 넘치는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정은의 발언에서 유달리 눈에 띄는 구절이 우리 민족끼리와 동포애라는 낱말이다. 이 발언에는 미국은 배제하고 문재인 정부와 직거래를 통해 꽉 막힌 활로를 뚫겠다는 정치적인 노림수가 스며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경계하지 않을 수가 없는 발언이다. 김정은이 진정으로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우리 민족끼리라는 말 대신에 미국과 직접 대화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혔을 것이다.
 
전언(傳言)해 오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대화가 오간 것으로 보이지만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기대치만 높여줄 뿐, 실질적인 비핵화에 대한 후속조치가 없다면 시간만 벌어주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과거 두 차례나 열렸던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2000년의 김대중과 김정일의 정상회담, 2007년의 노무현과 김정일의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돌아온 것은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뿐이었다는 것은 전 세계가 확인한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북한의 기만전술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북한의 철저한 기만전술은 6자 회담에서도 사용했다. 노무현 정부가 김정일과의 정상회담을 은밀히 추진하던 20056,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대북 특사로 파견되어 김정일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정동영은 200대북송전 제안 등으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끈질기게 설득했다. 그 결과 북한은 마지 못해 베이징에서 있었던 6자회담에 복귀했고, 그해 9월 북핵 문제 해결의 로드맵을 담은 9·19 공동성명이 채택되기에 이르렀다.
 
9.19 공동성명에서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기로 약속했고, 이른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과 국제원자력기구의 보장, 감독으로 복귀할 것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평화협정, 단계적 비핵화, 북한에 대한 핵무기 불공격 약속, 북미 간의 신뢰구축 등을 골자로 하는 내용들도 들어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고 오히려 은밀하게 핵개발과 미사일 실험을 계속해 급기야 6차 핵실험까지 끝내고 핵보유국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북한은 그만큼 철저하게 위장하고 줄타기했으며 기만했던 것이다.
 
트럼프가 지난 25년 동안 대화를 해왔지만 무슨 일이 있었느냐,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한 이 구절이야말로 북한의 본질을 정확하게 짚은 정곡이 아닐 수가 없는 발언이다. 문재인 정부 대북 특사단은 김정은의 극진한 대접과 순간적인 레토릭으로 모든 것을 낙관적으로 보이게 해놓고 뒤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완성을 서두를 것이다. 이 세상 누구도 35살짜리 김정은의 진짜 속내를 알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제안한 어설픈 3단계 접근법은 자칫하다가는 핵동결을 통한 북한의 시간벌기 노림수에 말려들 가능성이 매우 큰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가 없다. 따라서 남북 간에 핵 폐기와 비핵화가 빠진 그 어떤 합의도 용인되어서도 안 된다. 더구나 동결은 더욱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어쩌면 김정은이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미소 짓고 나올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인지도 모른다. 북한은 대화를 통해 늘 우리를 속여 왔고 우리는 늘 대화를 통해 속아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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