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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작성일 : 18-03-07 17:20
안희정의 몰락을 보면서
 글쓴이 : 한신
조회 : 1,684  
좌파진영에 태풍이 불었다. 이 태풍으로 인해 애써 가꾸고 키워온 나무 한그루가 뿌리째 뽑혀나갔다. 좌파진영의 대권 잠룡 중 차기 대권에 가장 유력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자신을 수행하는 정무여비서의 카운터펀치 한방에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뉴스는 좌파진영 전체를 뒤흔드는 메가톤급 빅뉴스가 아닐 수가 없다. 안희정의 추락은 누구의 탓으로도 돌릴 수 없는 100프로의 귀책사유가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안희정은 충남지사에 두 번이나 당선되었을 정도로 충청권에서 호감도가 비교적 높았고 이런 바탕을 기반삼아 지난해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하여 문재인과 맞붙어 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경쟁력도 꽤나 갖추고 있었다. 작년 대선기간 지원 유세에 나선 더민주 이해찬은 보수를 궤멸시켜 20년 장기집권을 하자면서 가장 먼저 거명한 이름이 바로 안희정이었을 정도로 안희정은 좌파진영의 기대주였다.
 
안희정은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 일찌감치 충남지사 3선 도전을 포기하고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었다. 또한 외연을 확장할 목적으로 급진좌파의 색깔을 지우기 위해 중도를 넘나들며 파격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안희정은 지사재직 시절,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여성이 행복한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라면서 여성의 인권과 평등을 강조했고 성폭행,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을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근절하는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많은 사람들은 진보라는 가면 뒤에 숨어 있는 짐승 같은 안희정의 본 모습은 모르고 있었다. 안희정은 수행비서 김지은씨가 자신이 안희정으로부터 당했던 성폭행 경험을 폭로했던 지난 5일에도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열린 행복한 만남의 날행사에 뻔뻔스럽게 나타나 최근 확산 중인 미투 운동은 남성 중심적 성차별 문화를 극복하는 과정이므로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 할 민주주의의 마지막 과제라고 열변하는 기가 막히는 장면까지 연출했으니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은 저리 가라고 할 정도로 연기력도 빼어났다.
 
하지만 김지은씨의 폭로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네 번째 이루어진 성폭행 장소가 호텔이나 모텔이 아닌 도지사 관저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은 관저와 사저를 구별하지 못할 만큼 대범했다는 점에서 분노와 충격을 동시에 안겨 주고 있다. 이날 안희정은 미투 운동을 언급하면서도 괘념치 말고 그냥 잊으라고 하면서 성폭행을 했으니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조차 망각할 정도로 추호의 죄의식도 가지지 않았던 것을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긴야 미투 캠페인이 일어나지 않았고 김지은 비서가 끝내 폭로를 하지 않았다면 많은 국민은 지금도 차기 잠룡 안희정이 쓴 가면에 속아 트루먼 쇼처럼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안희정은 이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지사직도 그만두고 정치활동도 중단하겠다는 글을 남기고 어디론가 행방을 감추는 비겁한 행동까지 보여주었다. 따라서 안희정은 정치활동 중단이 아니라 정치판에서 영원히 퇴장함과 동시에 자신이 말했던 폐족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그나마 피해자에게 속죄를 구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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