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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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를 쏘옥 닮은 김남조 시인이라서였는지 시가 더 친밀했다.
젊은 날 통점의 시간을 많이 가진 시였다.
만남의 시간에는 그분의 시를 음악과 함께 낭송해 드렸었다, 각색도 하여.
순수와 사랑을 확실하게 바탕하여, 칼처럼 분명한 통찰력을 세우는
외유내강의 진실한 시를 그에게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