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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박에 줄긋기
- 아내
끼니도 건너뛰며
떡칠한 화장발로
내밀한
내 본질을
교묘히 위장한 후
예쁘네 !
한마디 말에
주린 배가
고마워
- 남편
'얼굴은 삼 년이라'
어르신 부추김에
변장한
아낙 만나
맺어진 평생 반려
잠자리
불이 꺼지면
최면으로
수.박.녀.
- 공주
이 옷도 입어보고
외국어 쇼도 하고
상왕을 불러내어
씻김굿 살풀이도
도무지
살릴 수 없는
호박 궁의
애달픔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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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얼굴을 보고 싶다.
가짜 원판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억지로 최면을 걸지 않아도 좋은, 그런 대통령을 갖고 싶다.
비 오고 풍설 일면 드러날 위선의 덧칠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소박한 수박 한 통을 허하라...ㅠ.ㅠ